매일신문

"바람길 열어 시원한 대구를"

◈녹지.물.공터 상호연계 신선한 공기 도심 통과케

"대구의 여름이 쾌적하고 시원하려면 바람길을 조성해야 합니다".

'생태도시 조성을 위한 바람길 도입 심포지엄'이 대구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 주최로 26일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선 김수봉 교수(계명대 환경학부), 윤용한 교수(건국대 생명자원환경과학부), 나정화 교수(경북대 조경학과), 김운수 박사(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환경연구부장), 홍정혜 박사(특허청 기상사무관) 등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이번 학술발표에서는 열대야 발생과 대기오염 등을 가중시키는 '도시 열섬(Heat Island)현상'에 대한 정책적 대안으로 '바람길'조성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바람길은 녹지와 물, 공터 등을 상호연계, 산이나 바다로부터의 신선한 공기가 도심속으로 흐를 수 있는 통로. 바람길이 조성되면 숲에서 나온 신선하고 차가운 공기가 도시내의 공기를 밀어 올리면서 오염물질을 확산시키고, 도시 온도를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환경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즉 바람길 조성으로 도시의 기온이 인공열이나 대기오염 등의 영향을 받아 교외보다 높아지는 도시 열섬 현상이 완화될 것이란 것.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김수봉 교수는 바람길 도입의 필요성과 관련, "대구는 우리나라 여타 대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도심 내부공간의 절대적인 녹지 부족, 공단과 같은 열 발생원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부재와 앞산공원, 금호강변 등 찬공기가 생성되는 곳과 인접지역의 불연속 등 도시공간의 구조적인 배려가 부족하다"고 전제했다.

그는 대구 도심 바람길 적용을 위한 대안으로 우선 △녹지강화를 통한 공기의 신선한 지역 확대 △도심내 잉여공간을 극대화 △신천 서쪽 주변 환경개선 등 장.단기적인 도시계획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중구의 경우 달성공원,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경북대 병원 등 녹지가 집약된 지역에서 열섬현상이 뚜렷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로수 구간에 중.소규모 녹지확보 △건물 옥상.벽면 녹화 권장 △대규모 아파트 단지내 녹지개발 등 생태적 연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도시개발과정에서 나타난 대표적 환경문제인 도시열섬현상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없이는 해결하기 어렵다"며 "전략적 녹지계획을 통한 도시전체의 온도강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용한 교수는 '녹지의 기상환경개선 효과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발표에서, 실증조사결과 녹지형성이 도시의 고온건조한 기상환경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윤 교수는 "녹지내는 크기에 관계없이 주변 시가지보다 저온지역이 형성됐고, 이 저온의 냉기는 주변 시가지로 떠 내려가는 경향을 보였다"며 "대규모 녹지보다 소규모로 녹지를 분산 배치하는 것이 도심 저온효과를 증대시킨다"고 주장했다.

김운수 박사는 바람길이 통하는 '쾌적기후지역' 설정과 관련, "건축물 배치, 건물 높이, 건물 형상 변화등을 고려해 작성한 기후분석지도에 근거해 도시계획지도 이용지침을 작성하고, 기존 환경영향평가제도에 '기후'개념을 확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홍정혜 박사는 "도시 대기환경의 쾌적성을 위해선 먼저 지역을 통하는 바람의 길을 찾아 그 길을 막지 않는 방향으로 도시를 계획하고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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