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객원전문기자 임주섭이 본 '뉴미디어 아트 페스티벌'

지난 9월 23일부터 27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공연관과 전시관에서 '2003 대구 국제 뉴미디어 아트 페스티벌'이 열렸다.

해외작가들을 비롯한 국내 여러 단체의 작가들이 한 자리에 참가한 행사였다.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이어 대구의 예술과 과학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의의가 있었던 것은 '멀티미디어'라는 이름 아래 30여명에 이르는 각 장르의 작가(작곡, 영상, 설치미술, 춤과 마임 등)들이 머리를 맞대고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이상만 예술감독은 전자매체를 통한 하나의 놀이 마당으로 이 행사를 만들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전시되는 음악' '연주되는 미술'을 모토로 영역의 통합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이 행사에서 재독 작곡가 안진아와 이탈리아 킬리안 슈분, 오스트리아의 게르만 토로 페르츠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들은 "모든 매체를 동원한 행사가 한 장소에서 이뤄진 사실이 너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나 매우 알차면서 질적인 면에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찬사도 아끼지 않았다.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는 '멀티미디어'에 대한 정의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의 뿌리를 찾는 역사적인 측면의 연구가 됐으면 좋겠다는 충고를 남겼다.

현재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전시관과 공연관을 적절하게 연계해 이를 최대한 활용한다면 더욱 훌륭한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기자가 보기에 이 행사에서는 여느 페스티벌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작품을 재연하기 보다 초연 작품이 많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몇 작품에서 보여준 지나친 굉음과 소리의 과잉 생산은 모처럼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으로 찾아온 청중들에게 다소 혐오감을 주지 않았을까 염려되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작품의 경우 '보여줌'과 '들려줌' 즉 시각과 청각의 일치를 통해 커다란 카타르시스를 주었다.

또한 해외의 큰 페스티벌에서나 듣고 볼 수 있는 것들을 대구에서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오스트리아의 '아르스 엘렉트로니카'나 이탈리아의 '트란스 아트' 등 세계 여러 곳에서 펼쳐지는 페스티벌처럼 '2003 대구 뉴미디어 아트 페스티벌'이 대구의 자랑거리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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