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인 나로서는 형사사건을 맡아 처리하면서 매주 한차례씩 교도소에 재소자들을 접견하러 간다.
경주 남산자락 끝의 양지 바른 곳에 자리잡은 경주교도소를 주로 찾아간다.
아름다운 수풀에 둘러싸인 청기와집경주교도소는 교도소만 아니라면 아주 좋은 위치의 멋진 건물일 것이다.
사람들은 옛날부터 범죄자들을 응징하고 사회로부터 격리하기 위해 감옥을 설치하고 운영해 왔다.
그것이 문명시대에 접어들면서 범죄자들을 교화한다는 의미로 교도소라고 이름을 바꾸고 처우개선과 여러 가지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통상 일반인들은 교도소는 영화속의 한 장면처럼 온통 흉악범들로 들끓고 잔인한 처우와 행동이 상존하는 것으로 생각되겠지만 실상 대부분의 재소자들은 물질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실패자들이다.
그들은 실제로는 자기 몸도 건사하지 못하는 약자들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본주의의 강자인 변호사로서 자본주의의 낙오자들인 그들에게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있는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한주에 한번씩 교도소에 들러 접견을 통하여 많은 인간 군상들을 접하고 돌아올 때면, 사람이 살아간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도대체 사람의 존재이유는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에 잠기게 된다.
아내의 불륜에 격분하여 칼부림을 한 사람, 남의 돈을 떼먹고 도망다니다 잡힌 사람, 돈을 벌려고 공무원에게 뇌물을 바친 사람, 막노동을 하면서 술마시는 버릇을 못고쳐 음주운전으로 구속된 사람…. 그들에게도 가족은 있고 사랑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그들의 눈은 늘 교도소 담장너머세상에 가 있다.
예로부터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중 한사람 정도는 능히 나의 스승이될 만한 사람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재소자들이 나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 어찌 적겠는가? 폭력배는 인생의 열정을, 사기범은 인생의 주도면밀함을, 절도범은 인생의 내밀성을 알려주고, 살인범 등 흉악범은 인생의 조심성을 알려준다.
나는 오늘도 그들이 학교라고 부르는 교도소에 재소자접견을 하러 간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나의 선생들을 만나 또 한 수 배우련다.
김재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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