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에 몰아치는 누드 열풍
2003년 연예계의 화제는 단연 누드 화보 촬영이다.
올 들어 본격적으로 붐을 이룬 연예인들의 누드 촬영은 지난 3월 성현아가 누드집을 공개해 대성공을 거둔 것을 비롯, 권민중, 김지현, 김완선 등이 뒤를 이었고 이혜영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다.
또 댄스그룹 베이비복스도 세미누드 화보집을 선보였으며 영화배우 고소영까지 누드 대열에 합류했다.
이처럼 연예인들이 누드 촬영에 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연예 관계자들은 대중적 인기가 떨어져 더 이상 작품 섭외가 들어오지 않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대중의 지탄을 받는 연예인들이 누드 촬영을 통해 위기를 넘기려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성현아는 엑스터시 파문으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누드를 찍었고 극적으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권민중의 경우 자신의 누드를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면서 거액의 수익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모바일과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연예인 누드 산업의 규모는 커지겠지만 대중문화의 발전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경전문대 한상덕 방송연예학과 교수는 "누드는 창조의 아이디어가 고갈된 대중문화 생산자들이 소비자의 호주머니를 노린 것에 불과하다"면서 "누드가 대중 문화 전반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기보다는 단지 일시적 붐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반인들도 누드를 찍는다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일반인들이 스스로 자신의 벗은 몸을 찍고 이를 공개하는 '셀프누드'도 점차 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 커뮤니티 사이트인 D사이트에는 젊은 미혼 여성뿐만 아니라 아이가 있는 주부, 펑퍼짐한 중년 남성 등 갖가지 셀프 누드가 올라와 있다.
또 다음이나 프리챌 등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누드 카페나 커뮤니티가 상당수 개설돼 있다.
최근 모 일간지에서 실시한 '셀프누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총 응답자 1천666명 중 셀프누드를 찍어본 경험이 있는 네티즌들은 19.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험은 없지만 앞으로 찍을 생각이라는 네티즌들도 45.6%를 차지했다.
한편 응답자 중 51.6%가 셀프누드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나 네티즌들은 셀프 누드에 비교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셀프누드를 찍어보고 싶다는 대학생 옥모(23. 대구 복현동)씨는 "누드가 외설적으로 느껴진다거나 특별하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셀프누드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거나 남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찍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순수 문화에도 누드 바람
순수 문화계에도 누드 바람이 불고 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남녀가 등장하는 파격적인 오페라가 처음으로 선보이며 여성 무용수가 공연 시간 내내 알몸으로 춤을 추는 현대무용도 공연된다.
지난달 28, 30일과 이달 2, 4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는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가 펼쳐진다.
영국의 데이비드 맥비커(37)가 연출하는 이번 공연에서는 2명의 남녀 배우가 전라로 등장하고 6명의 여성 연기자가 상반신을 완전 노출할 예정.
또 10월 25, 26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에서는 미국 여성 무용수 모린 플레밍이 1시간 내내 알몸으로 춤을 추는 '애프터 에로스(After Eros)'가 공연되고 곧이어 27~29일 열리는 프랑스 현대무용 '봄의 제전'에서는 약 7분 동안 여성 무용수 한 명이 전라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최근 들어 누드가 문화계 전반으로 확산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투명하고 숨김없는 사회를 열망하는 대중들의 욕구와 상업 자본이 결합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과거 권위주의와 서열을 받아들이길 거부하는 세태가 그 상징이었던 의복을 벗어 던지고 있다는 설명. 패션디자이너 최복호씨는 "최근 들어 퍼지고 있는 '누드 신드롬'은 단순한 성적 호기심의 표현이 아니라 사회. 문화적 변화를 열망하는 대중적 욕구의 표출"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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