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IT도 中 진출 '스타트'

그동안 섬유와 일부 첨단벤처 기업 등 제조업 중심으로 진행되던 중국진출 행렬에 드디어 지역 IT(정보기술) 솔루션 벤처까지 가세해 새로운 시장 개척을 본격화하고 있다.

(주)구봉정보기술은 최근 중국 베이징에 50만 달러(약 6억 원)를 투자해 생산공장과 사무동, 연구동, 기숙사까지 갖춘 900평 규모의 공장을 구입했다.

또 R&D(연구.개발) 인력 12명을 포함, 30명의 현지 직원 채용까지 마쳤다.

빠르면 이달 초 법인설립 등기를 마치고, 영업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사실 지난 수 년 동안 상당수의 지역 IT벤처기업들은 중국시장 진출을 고민하며 탐색해 왔다.

그러나 소규모 수출 또는 연락 사무소 개설 수준을 넘지 못한 것이 현실이었다.

현지투자에 따른 위험부담이 큰 데 반해, 성공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구봉정보기술(www.kbit.co.kr)은 과감하게 중국진출을 결정한 배경으로 '국내와 지역의 IT경기 침체'와 '국제시장에서의 중국제품 이미지 제고', '국내 IT기업간 협력 분위기 형성' 등을 꼽았다.

"솔직히 중소기업들에게 지역을 포함한 국내 IT경기는 최악입니다.

경기침체도 침체지만,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이 해오던 영역까지 침범해 들어오면서 더 이상 국내에 머물러 있다가는 고사하고 말겠다는 위기감이 몰려왔습니다"

박무희 대표가 국내시장의 한계를 벗어나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지난 해 매일신문사 주도로 열렸던 ASPA(아시아사이언스파크협의회) 총회기념 벤처기업 특별전. 마케팅 수단으로서 전시회의 중요성을 인식한 구봉정보기술은 이후 세빗2003을 포함한 전세계 10여 개 국제 전시회에 잇따라 참가하면서,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국내시장보다 세계시장에서 오히려 더 빨리 공정하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세계 각 국의 바이어들과 교류하면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국제적 인식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자체 개발한 하나로캠(스피커, 마이크, 카메라 등 PC주변기기를 하나로 묶은 일체형 제품)과 이를 업그레이드한 최신형 무선 하나로캠, 웹카메라 등을 인건비가 월등이 저렴한 중국에서 생산해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시장에 역수출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박 대표는 또 ERP(전사적자원관리) 솔루션 등 자사의 SW(소프트웨어) 제품은 중국시장에 국내 가격보다 비싸게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국은 SW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그 수준은 국내에 크게 못미친다는 점을 인식한 전략이다.

구봉정보기술의 중국진출 소식이 전해지자 코스닥 상장 기업을 포함한 국내 7개 IT기업들은 협력을 요청했다.

그들이 개발한 솔루션과 제품 및 엔지니어를 제공해주겠다는 것. 구봉정보기술은 R&D의 부담없이 곧바로 현지화 작업을 통해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확보할 수 있고, 협력업체들은 공장 및 사무실 임대와 유통망 확보 등 중국진출에 따른 비용 부담 없이 수익금을 나눌 수 있어 '윈-윈(win-win)'의 생태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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