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군의 날' 대통령사열 태극기 '엉터리'

대통령이 참석하고 국내.외 귀빈을 초청한 행사장에서 나라의 상징인 국기가 잘못됐다면 믿을 수 있을까.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 1일 오전, 경기도 서울공항 내 성남비행장에서 있은 건군 5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빚어졌다.

노무현 대통령의 사열차량에 잘못 제작된 태극기가 부착돼 국제적인 망신을 사게 된 것.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탑승한 무개차가 태극기를 펄럭이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사열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이 무개차에 달린 태극기는 괘(卦)의 모양이 틀린 불량 태극기였다.

사진에서 왼쪽 아랫 부분 '곤'(작은 막대줄 6개)이 와야할 자리에 '감'(작은 막대줄 4개, 긴 막대줄 1개)이 온 것. 문제의 태극기는 이날 행사를 주관한 국방부가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대표적인 국가행사에서 불량 태극기가 등장한 것에 대해 시민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이날 본사에는 이를 항의하는 전화가 쇄도했고, 홈페이지에도 비난 글이 올랐다.

이종근(48.대구 북구 태전동)씨는 "대통령이 직접 참가해 나라사랑을 강조하는 행사에서 어떻게 나라의 얼굴인 태극기가 불량품일 수 있느냐"며 어처구니 없어 했다.

김희석(54.대구 수성구 만촌1동)씨도 "대표적인 국가행사에 잘못된 태극기가 걸린 것은 대한민국 국민전체를 부끄럽게 만든 것"이라며 혀를 찼다.

이에 대해 제병 지휘부 공보처장 이한영 대령은 "확인결과 태극기의 괘가 잘못된 것으로 판명났다"며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태극기 제작 경위에 대해 자체조사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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