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친척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홍콩을 방문한 중국 광둥성(廣東省)출신의 한 의대교수가 고열과 심한 감기증세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중 사망했다.
그는 숨지기 전 자신이 중국에 번지고 있는 비전형성폐렴(非典型性肺炎)이라 불리는 괴질환을 치료하던 의사였고 그 과정에서 자신도 감염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것이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였다.
중국이 쉬쉬했던 괴질환 사스는 이렇게 해서 세계에 알려짐과 동시에 세계로 퍼져나가게 된다.
▲괴질의 확산과 빗발치는 진상공개 요구에 굴복한 중국이 사실 축소 은폐 책임자를 문책하고 실태를 전면 공개하면서부터 사스 퇴치 작업은 본격화됐다.
원인균이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으로 밝혀졌고 그 과정에서 발병 진원지도 파악됐다.
홍콩에서 숨진 교수가 중국에서 지난해 11월 폐렴증세로 입원한 한 식당 요리사를 치료했고, 이 요리사가 잘 만드는 용호봉황탕(龍虎鳳皇湯)이라는 요리에 사향고양이가 재료로 들어가는데 이 사향고양이가 바로 코로나바이러스의 매개체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 요리사가 세계를 일시 공포로 몰아넣은 사스의 진원지로 지목됐다.
얼굴이 족제비를 닮은 사향고양이가 자신을 때려잡는 요리사에게 코로나바이러스를 옮겨 사스라는 전대미문의 새 질병을 발생시켰다는 것이다.
다소 황당하지만 진원지 추적의 결과다.
다행히 요리사는 치료가 잘돼 퇴원했다고 한다.
그러나 요리사는 자신을 치료한 교수를 숨지게 하는 등 사스를 전파한 장본인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사스 피해자들의 보복이 두려워 숨어 지낸다고 전해진다.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재발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사스는 일반적으로 38도 이상의 고열로 시작해서 폐렴으로 진행된다.
대부분의 환자는 6~7일 정도되면 호전되고 약 10%정도가 급성호흡곤란 등으로 악화돼 사망한다고 한다.
체력이 약한 노인이나 합병증 환자에게 치사율이 높고 아이들은 면역력이 높아 가벼운 증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독감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독감에 걸리지 않아야 일단 오진 가능성이 줄어든다.
▲때문에 독감 예방접종 행렬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당국이 충분한 백신을 확보해놓았다며 접종을 독려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백신이 바닥나 아우성이다.
충분히 예견된 일이고, 또 충분히 대비해뒀다고 장담한 일인데도 이 지경이니 국민의 심사가 편할 수 없다.
지난 여름 인류에게 방심과 오만은 새로운 재앙을 부른다는 교훈을 던져주고 숙졌던 사스가 이번 겨울에 또 어떤 희생과 교훈을 주고 갈지 걱정스럽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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