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립보건원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재현에 대비해 인플루엔자(독감) 예방 접종을 적극 권고하는 바람에 '인플루엔자 접종 신드롬'이 일고 있다.
대구시는 61세 이상 노인, 만성질환자 등 '우선 접종 대상자' 8만명에게 독감 예방 접종을 할 계획이었으나 접종 시행 10일만에 접종자가 목표치에 육박했다.
시는 올해 보건소를 통한 접종자가 지난해 7만8천여명보다 12% 증가한 8만7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신이 동이난 대부분 보건소는 접종 사업을 마쳤고 백신 여분이 있는 수성구, 달성군 보건소만 접종을 하고 있다.
접종을 끝낸 보건소에는 예방 주사를 맞으려는 사람들의 문의 전화나 방문이 잇따르고 있으며 접종 중인 보건소에는 다른 구에 사는 주민들까지 접종 행렬에 가세,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보건소에 시민들이 몰리는 이유는 접종비(3천700원)가 싸기 때문. 보건소는 조달 구매를 통해 백신을 싸게 구입하는데다 이윤을 남기지 않아 병.의원 접종비의 평균 25%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접종률이 높아진 것은 국립보건원이 사스의 초기 증상이 독감 증상과 비슷해 사스가 유행할 경우 혼돈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비, 독감 예방 접종을 적극 권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인 등 상당수 시민들이 독감 예방 접종이 사스를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는 바람에 이같은 신드롬이 발생한 것.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 일부 병.의원들이 보건당국의 지침을 무시하고 수익사업으로 단체, 방문 접종을 계획했다가 취소하는 소동이 일어나고 있다.
대구적십자병원은 단체 및 방문 접종을 금지하는 보건당국의 지침에도 불구하고 대구아파트입주자대표 연합회와 계약을 통해 1만2천~1만5천원인 접종비를 7천원으로 낮춰 단체 접종을 할 계획이었으나 대구시의 제재로 취소했다.
그러나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대구시의사회의 반대로 접종 사업이 무산된 것으로 잘못 알고 반발했다.
대구시 수성구 ㅅ병원도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단체 접종을 할 계획을 세웠다가 중단했으나 가족이 함께 접종할 경우 1만3천원인 집종비를 7천원으로 할인해 주고 있다.
접종비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김모(39.주부.대구시 달서구 신당동)씨는 "3살인 아이의 백신 투여량이 어른의 절반도 안되는 것 같은데 접종비는 어른 1만5천원보다 고작 3천원 싸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의원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3세 이하의 경우 4명까지 접종이 가능한 인플루엔자 '바이알'(고무패킹으로 된 백신 용기) 1개의 구입가는 1만원"이라며 "3세 이상은 1만5천원, 3세 이하는 1만2천원에 이르는 접종비는 백신 구입가에 비해 너무 부풀려져 있다"고 제보했다.
시 보건과는 최근 의사단체와 일부 의료기관에 "독감 백신 예방 접종은 개인 건강과 집단 유행의 방지를 목적으로 한 홍역 같은 예방 접종과 달리, 고위험군 집단의 감염과 사망을 방지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며 "WHO(세계보건기구)도 백신공급이 충분치 않고 비용 효과적인 측면에서 국민들에게 일괄 접종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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