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은 5세 자녀가 1부터 100까지 줄줄 외우면 '우리아이 똑똑한 아이' 혹은 '수학 천재가 아닐까' 생각한다.
옆집의 6세 아이가 겨우 10까지 셀 줄 안다는 사실을 알면 거의 황홀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100까지 줄줄 외는 자녀에게 50 바로 앞의 수는 얼마냐고 물어 보라. 머뭇거리다가 겨우 대답하거나 대답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다.
이런 아이들은 1부터 100까지 암기하고 있을 뿐 수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경우다.
교육학자이자 심리학자인 피아제는 암기에 의한 수 세기는 유아의 수학적 사고 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수 세기의 기본 원리에는 1:1 대응, 순서의 원리, 기수의 원리, 서수의 원리, 순서 무관의 원리 등이 있다.
1:1 대응의 원리는 물체 한 개에 수 단어가 하나씩만 대응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유아들은 흔히 이미 센 물체를 반복하여 세거나 빠뜨리는 오류를 범한다.
이런 경우 물체를 한 개씩 손가락으로 지적하면서 헤아리게 하거나 이미 헤아린 물체를 한쪽으로 밀쳐 놓아서 아직 헤아리지 않은 물체와 분리하는 것이 좋다.
유아는 그림보다 자신들이 직접 조작할 수 있는 구체물을 셀 때 더욱 정확하게 1:1 대응을 수행할 수 있다.
안정된 순서의 원리는 매번 수를 헤아릴 때마다 수 단어가 동일한 순서로 사용되어야 함을 말한다.
즉 '하나, 셋, 둘, 넷, 다섯' 이 아닌 '하나, 둘, 셋, 넷, 다섯' 등의 정확한 순서로 나열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수의 원리는 물체의 집합을 세는 데 마지막에 적용된 수 단어가 그 집합에 있는 물체 전체를 포함하는 수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지막 수 단어는 그 항목에 대응된 수 단어일 뿐 아니라 전체 수량을 나타내는 의미도 함께 가진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서수적 맥락은 나열된 집합에서 물체가 차지하는 상대적 위치를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야쿠르트 열 개를 나열해놓고 '오른쪽에서 세 번째 야쿠르트를 집어라'는 식으로 가르치는 것도 효과적이다.
순서 무관의 원리는 한 집합의 물체를 셀 때 왼쪽으로 세든지 오른쪽으로 세든지 전체 숫자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야쿠르트 열 개를 놓고 왼쪽에서 세어보게 하고 거꾸로 오른쪽에서도 세어보게 하면 아이들은 쉽게 이해한다.
자녀에게 1부터 100까지 줄줄 외우게 하지 마라. 앞서 말한 수의 다양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지 확인한 후 일상의 상황을 활용해 수 세기를 지도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수학적 사고능력이 자라고 초등학교에서 배우게 될 형식적 수학학습에도 도움이 된다.
정정희(경북대 아동가족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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