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학자 송두율씨가 2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원 조사결과를 전면부인하자 정치권은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한나라당은 "지식인으로서 마지막 양심을 기대했으나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즉각 구속수사하라"고 목청을 높였으며 민주당도 사법처리 불가피론쪽으로 현저히 기우는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특히 "이번 사건으로 북한의 핵심세력이 현 정부내에 포진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런 세력들을 색출해야 한다"며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송씨의 기자회견 직후 성명에서 "자신의 변호사가 시인하고 오길남씨가 증언한 내용조차 아니라고 잡아떼는 모습은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송씨가 간첩 특유의 발뺌을 하고 있는 만큼 공안당국은 즉각 송씨를 구속하라"고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특히 73년 입북당시 노동당에 입당한 것은 '당시로서는 불가피한 통과의례였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개전이나 전향의 정이 전혀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형근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북한과 현 정부간의 연계설을 들고 나왔다. 정 의원은 3일 오전 MBC라디오에 출연, "북한의 핵심세력이 현 정부내에 포진하고 있다"며 "이런 세력들은 변방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핵심세력내에서 컨드롤하고 배후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어 핵심세력의 범위에 대해서는 "짐작은 가지만 지금 공개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수사를 해보면 알 것"이라고 말해 정부내 친북세력 여부를 두고 상당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북한을 내부의 논리로 봐야 한다는 송씨의 이른바 '내재적 접근법'과 같은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이종석 사무차장과 서동만 국정원 기조실장에 대해서도 정부에 교체를 요구할 방침이다.
비교적 신중한 자세를 보였던 민주당의 분위기도 송씨의 기자회견이 변명으로 일관한 것으로 비쳐지자 급격히 바뀌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본 뒤 사법처리 문제에 대해 당론을 결정할 것"(김영환 정책위의장)이라며 선 진상규명을 주장했으나 송씨의 기자회견에 대해 여론이 싸늘한 반응을 보이자 "검찰은 철저히 수사해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박상천 대표)며 사법처리 불가피론으로 돌아섰다.
통합신당은 더욱 곤혹스런 모습이다. 송씨의 회견이 진솔한 사과가 아닌 자기합리화로 비쳐지자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정부 차원의 시나리오에 의한 기획입국'이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정치공세'라고 반박하면서도 전반적인 국내 분위기가 이렇게 돌아가고 있는데 대해 특별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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