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밤 이승엽 선수가 2003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에서 '꿈의 56호 홈런'을 날리는 순간 야구장 2층 한켠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 선수의 부인 이송정(21)씨는 가장 먼저 안도의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간의 마음 고생을 모두 떨쳐냈기 때문이다.
이씨는 "홈런 부담으로 오빠가 고민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 안타까웠다"며 "특히 전날 밤에는 오빠가 밤새 잠을 못자며 뒤척였다"고 털어놓았다.
이 선수의 아시아 신기록은 부인 이씨의 내조가 한몫을 했다.
이날 아침 장어를 챙겨 먹인데다, 지난 30일에는 홈런을 예견하는 호랑이 꿈을 꾸었기 때문이다.
이송정씨는 "오빠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고 장어를 먹은 날 유독 홈런을 많이 쳐 아침에 정성껏 마련한 장어를 식탁에 올렸다"며 "오빠가 집을 나설 때 최근 들어 가장 힘있는 모습으로 나가 홈런을 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이씨는 "지난달 30일 잠실 LG와의 2번째 경기를 하기 전날 밤 젊고 건장한 호랑이가 제 품에 달려오는 꿈을 꾸었다"며 "주변 분들은 태몽이라고 했지만 전 신기록을 예고하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얼굴을 붉혔다.
긴장한 탓에 점심을 걸러 대기록 수립 직후 주변 구단 관계자들에게 '짬뽕을 시켜달라'고 주문했던 이씨는 경기가 끝난 후 남편과 함께 그라운드에 올라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이씨는 "오빠가 매일신문이 주최하는 대봉기 야구대회를 통해 스타로 발돋음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매일신문사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표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사진=삼성의 이승엽 선수가 역사적 대기록을 수립하는 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쉰 부인 이송정씨. 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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