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점>송두율 파문...정치권'이념공방' 재점화

재독학자 송두율씨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의 이념논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의 "북한의 핵심세력이 정부내에 있다고 확신한다"는 3일 발언이 빌미가 되면서 정권 차원의 '기획입국설' 내지 '사전정지(각본)설'이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송씨 입국을 정권 차원의 정체성과 연계시켜 정치쟁점화를 시도하고 있다. 정 의원은 "송씨를 정씨가 나서서 위장 잠입시키려 했다"며 "이는 대한민국 국기가 위험한 수준까지 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윤성 의원도 3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1996년 송씨의 부친 사망시 김정일 위원장이 친필로 조의를 표하고 1천500마르크(1천달러 상당)의 조의금을 보내기도 했다"고 국정원의 보고내용을 추가로 전하며 송씨와 북한 현 정권과의 관련설을 언급했다.

박진.김영선 대변인은 논평에서 "집권세력이 개혁을 빌미로 국법질서와 국체마저 부정하는 언동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공세를 높였다. 박 대변인은 또 색깔론 시비가 일고 있는데 대해 "송씨 문제는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라는 대한민국 국체와 연관된 중대사건"이라며 "송씨의 반국가 활동을 추궁하는 야당의 책무를 정치적 공방으로 뒤집어씌우는 것은 가당치 않다"고 일축했다.

▽민주당='검찰의 철저한 규명'이란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한나라당 정 의원이 '정부내 북한 핵심세력 존재'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색깔론'을 경계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실체적 진실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단계에서 섣부른 색깔론이나 정치논의를 삼가야 한다"고 했다.

김영환 정책위의장도 "색깔론의 망령을 보는 것 같다"면서 "냉전과 색깔론에 책임이 있는 한나라당이 이번 사건을 색깔론으로 확대시키는 것은 대단히 정략적"이라고 공격했다. 송씨 사건에 대한 투명한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한나라당의 이념공세에 동조하기 보다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의도가 역력하다.

박상천 대표는 "송씨가 국정원 수사에 대해 과장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통합신당=김근태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송씨는 국민들에게 보다 진솔하게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송씨에 대한 국민정서가 비판적이라는 점을 의식한 말이었다. 그러나 김 대표는 한나라당이 제기한 '기획입국설'에 대해선 "송씨가 거물 간첩이라고 운운하는 것인 21세기에 맞지 않고 우리들이 지켜야 할 햇볕정책에도 맞지 않는다"며 "한나라당의 이런 주장은 파괴적 매카시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임채정 의원도 "한나라당의 마녀사냥 수법이 다시 도졌다"면서 "총선 전략의 일환으로 현 정부에 대해 색깔 공세를 펴고 있다"고 했고 장영달 의원도 "이 문제를 이념논쟁으로 비화시켜 총선에 악용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엿보인다"고 경계했다. 김태완.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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