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기업 脫대구...제조업 붕괴 우려

대구지역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지역 제조업 공동화로 인한 산업기반 붕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수출입은행에 신고된 2002년말 기준 대구 기업의 중국 투자 현황을 보면 섬유, 자동차부품, 안경테 등 지역 대표적 업종 뿐만아니라 전자부품, 인터넷 음성정보제공, 전산개발 서비스, 특수 세라믹 생산 등 첨단업종까지 진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의 기업들 가운데 중국에 자체 공장을 건설하거나 현지법인과 합작 형태로 투자한 업체는 지난해 말 총 361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제조업이 329개 업체로 91%를 차지하고 있으며, 부동산 및 서비스업 10개(2.8%), 숙박·음식점업 8개(2.2%), 도·소매업 6개(1.7%), 건설업 3개(0.8%), 농림어업 3개(0.8%), 광업 2개(0.6%) 등이다.

제조업체 329개 중 직물, 염색, 섬유기계, 의류 등 섬유관련 업체가 139개로 42%, 자동차부품이 18개로 5.5%, 안경테·안경부품 및 기계가 8개로 2.4%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방위산업용 세라믹 부품, 진공장치류, 자동화기기 부품, 전자 부품 등 첨단업체도 포함돼 있다.

부동산 및 서비스업에도 생산·판매·투자 관련 컴퓨터 서비스, 인터넷 음성정보 서비스 업체까지 진출했다.

지난해 말까지 중국에 진출한 대구지역 기업들의 총 실제 투자금액은 1억4천642만4천 달러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 기업 115개사가 투자한 산둥성이 6천688만5천 달러로 약 45%의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장쑤성이 42개사 3천392만1천 달러(23%), 랴오닝성 89개사 1천441만1천 달러(9.8%), 지린성 34개사 1천112만1천 달러(7.6%), 베이징시 19개사 615만8천 달러(4.2%) 등이다.

대구 기업들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산둥성의 경우 115개사 가운데 건설업 1개, 숙박·음식점업 1개, 농림어업 1개 등을 제외한 112개사가 제조업체이다.

42개사가 진출한 장쑤성의 경우 비교적 업체수는 적지만 섬유, 자동차부품 등 대구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많은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89개사가 들어간 랴오닝성의 경우 직물, 의류, 봉제 등 소규모 투자 업체들이 많아 업체수는 많지만 금액은 장쑤성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34개업체가 진출한 지린성도 면사·면직물을 생산하는 대구의 대표적 섬유업체가 856만 달러를 투자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소규모 업체들이다.

전문가들은 대구지역 기업들이 해외로 나갈 경우 대부분 중국을 택하며 유럽이나 미국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런 추세로 대구 업체들의 중국 진출이 계속된다면 지역 산업공동화로 중소기업들의 일자리마저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구지역 기업들의 대규모 중국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과 정반대로 중국 기업이나 개인의 대구 투자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2003년 8월 말 현재 대구에 투자한 중국 업체는 개인을 포함 16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도 무역업체가 8개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섬유가공 및 직물 2개, 음식점업 2개, 전기전자 부품 생산 1개, 도·소매업 1개, 양봉업 1개, 탕재업 1개 등이다. 투자 신고금액도 16곳을 합쳐 105만 달러에 불과한 실정이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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