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손부족에 품삯 올라..."수확 포기할까"

본격적인 가을걷이가 시작됐지만 일손이 부족한데다 품삯이 치솟고 콤바인 등 농기계 사용료까지 크게 올라 농민들이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상주지역의 경우 태풍으로 벼가 쓰러진 논은 총 431ha. 그러나 이들 논에는 콤바인 작업료가 200평(1마지기)당 4만원까지 올랐으며 그나마 작업이 어렵다는 이유로 기피해 농민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구미를 비롯한 의성.군위 등 경북 중부지역에선 벼베기 품삯도 지난해 보다 15~20% 가량 올랐다.

점심과 교통비를 별도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남자는 하루 5만~6만원, 여자 3만~4만원 수준이다.

게다가 각급 행정기관, 사회단체, 기업체, 군부대는 태풍이 지나간 뒤 며칠 동안 벼세우기 등 '반짝지원'에 나선 뒤 요즘에는 일손 지원을 끊다시피해 추수철 일손부족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과수농가도 남자는 6만원, 여자는 4만원으로 품삯이 올랐지만 일손을 구하지 못해 사과 등 과일수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수원 4천여평을 임대해 3년째 배농사를 짓고 있는 김윤수(56.구미시 고아읍)씨는 "인건비는 해마다 치솟지만 과일값은 제자리거나 폭락하고 있다" 면서 "올해는 임대료도 못 건질 판"이라며 걱정했다.

이에 따라 과수농가는 일손을 구하기 위해 이른 새벽 인근 시군으로 원정에 나서고 있다.

사과 주산지인 의성 옥산지역은 요즘 잎소제(수확전 사과 주위의 잎을 따주는 작업)와 사과나무 아래에 반사형 필림을 깔아주는 작업이 한창이지만 일손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1만5천여평에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권복근(60) 의성군농촌지도자연합회장은 "올해는 일손을 구하지 못해 잎소제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사과 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알지만 일손이 없는 것을 어떡하느냐"고 말했다.

박종국.김성우.이희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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