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송씨 귀국·청와대 초청 관여 안해"

노무현 대통령은 3일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구내식당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노 대통령이 예고없이 춘추관을 방문, 현안에 대해 간담회를 가진 것은 지난 달 7일에 이어 두번 째다.

노 대통령은 "편안하게 잡담 좀 한다 이런 분위기로 생각했는데 그건 불가능하다"며 "아무 얘기나 꺼내면 하고싶은 얘기는 하고 안하고 싶은 얘기는 '다음에 합시다' 이렇게 하겠다"며 간담회를 시작했다.

그래서 언론문제가 나오자 "다음에 하자"고 답변하지 않았다.

◇송두율씨 관련=노 대통령은 송두율씨 처리에 대해 "그냥 생각했던 것보다 여러가지 불리한 사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서 의외"라며 "그것이 또 이념공세의 빌미가 되니까 좀 불편하다"고 말했다.

또 "이 문제는 관계기관에서 적절히 판단해서 처리할 것"이라면서 "이 문제를 가지고 너무 정치적인 공방거리로 그렇게 삼는 것이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도 말했다.

노 대통령은 "송 교수 같은 사람이나 그밖에 많은 사람들은 분단이라는 체제속에서 생산된 것"이라며 "이런 것을 가지고 건수 잡았다고 좋아할 일은 아니며 이런 문제들을 원숙하게 처리해 나가는 것이 한국사회의 수준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송씨 처리문제가 이념문제로 번지고 있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송씨의 귀국과 청와대 초청에 대한 해명도 곁들였다.

노 대통령은 "입국을 허용하라 말아라 이 문제에 대해서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초청문제가 나왔을 때)초청되면 되는 것이고 안되면 안되는 것이고 실무적으로 처리하라 그렇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라크 파병 관련=파병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노 대통령은 대뜸 "고민"이라는 말을 던졌다.

노 대통령은 "내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파병을 하기로 결정을 하고 파병절차를 착착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6자회담이 열리지 않거나 또는 열렸다가도 돌발사태가 발생해서 한반도의 안보상황이 급격히 위기상황으로 갔을 때, 당선자시절보다 더 나쁜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고 가정하면 참 판단이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한 어떤 예측에, 좀 더 면밀히 조사하고 탐색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파병문제와 북핵문제가 긴밀하게 연계돼있다는 뜻으로 들렸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는 물론 경제적 이득과 주한미군 재배치 등 어느 것과도 파병은 연계하지 않고 있다"며 "묵시적으로든 명시적으로든 연계해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지역구도 타파=자신의 민주당 탈당에 대해 민주당이 강하게 비난하고 있는데 대해 노 대통령은 "게임"이라고 지적하면서 "지역구도속에서 정치인들이 재미를 보고 국민들은 그야말로 골병이 들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통령은 "솔직히 지역구도에 대해 나만큼 적극적으로 맞서온 사람이 어디 있느냐"면서 "지역구도 이런 식으로 하면 호남이 빛볼 수 있느냐 이렇게 묻고싶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호남배신론'을 제기하고 있는 호남출신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그 말 가지고 국회의원을 계속하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대통령 당선되는데 호남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는데 내가 왜 배신하나, 양심들이 있어야지"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의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와 관련, 노 대통령이 송두율 교수의 '기획입국설' 등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청와대 관련주장 확산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