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권 민주당 전 대표와 이강철 통합신당 창당주비위원은 살아온 궤적에서 공통점이 거의 없지만 대구-경북의 거의 유일한 여권내 민원 창구였거나 현 창구란 점에서 5년의 차이를 무시한다면 흡사하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이후 잠행을 거듭하던 김 전 대표가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복귀함으로써 정계개편 격랑 속에 서로 다른 길을 가는 두 사람이 각기 어떻게 자리매김하고 지역에 뿌리를 내릴 수 있느냐가 지역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 최고는 지난달 30일 민주당의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 거의 18개월여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당 합류를 거부한 그였다.
당의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당을 버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최고는 이날 회의에서 "개인 노무현이 아니라 민주당 후보 노무현이었기에 대통령이 됐다"며 노 대통령의 탈당을 완곡하게 비판했다.
그는 최근 영덕에 변호사 사무실을 내고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중이다.
5년전 동서화합의 전도사를 자처하며 지역에 교두보를 확보하려 했으나 실패하는 등 14대부터 내리 세 번 낙선의 고배를 들었지만 '3전4기'의 신화 창조를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신당 창당이 지지부진해 마음 고생이 심했던 이강철 위원은 요즘 눈코 뜰 새 없다.
지난달 30일에만 해도 대구에서 경제회생을 위한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오후에는 울산으로, 밤에는 서울로 옮겼다.
대구-경북은 물론 부산-경남-울산의 신당 창당까지 챙겨야 할 형편이다.
자연스럽게 이 위원에게는 어디를 가든 민원이 밀려든다.
민원이 많았던 것은 5년전 김 최고가 대통령비서실장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표 시절에도 불문가지(不問可知). 김 최고의 한 측근은 "IMF 이후 김 대표가 도운 대구-경북의 기업만 400개가 넘는다"고 전했다.
김 최고가 맡았던 이런 역할을 참여정부 출범 이후 이 위원이 맡고 있고 당분간 맡을 것 같다.
공식직함에서 여권의 2인자였던 김 최고와 달리 이 위원은 무관(無冠)이다.
그러나 그가 현 여권에서 '실력자'라는 점은 자타가 공인한다.
또 이 위원은 조용한 동서화합보다 적극적인 지역주의 극복을 내세운다.
언행에서는 신중한 김 최고와 달리 이 위원은 직설적이고 공격적이다.
그만큼 두 사람의 스타일은 다르다.
민주당의 분당으로 서로 가는 방향은 다르지만 두 사람은 모두 내년 총선에서 배지를 달려고 한다.
이 위원은 대구 동갑, 김 최고는 울진 출마를 고심중이다.
두 사람의 성패는 17대 총선의 관전포인트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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