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북활동'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송두율(59)씨는 스스로를 '경계인'이라 일컫고 있다.
남.북한을 동시에 사랑하고 동시에 비판하려 한 경계인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독일의 학자 레빈이 처음 사용한 용어인 경계인(境界人.marginal man)은 본질적으로 문화적 개념이다.
오랫동안 소속됐던 집단에서 다른 집단으로 옮겼을 때, 원래의 집단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을 금방 버릴 수 없고, 또한 새로운 집단에도 충분히 적응되지 않는 사람을 지칭한다.
경계인이란 용어가 인구에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 발표된 최인훈씨의 소설 '광장'이 계기가 됐다.
광장과 밀실의 대비를 통해 분단국 지식인의 갈등을 그린 '광장'의 주인공 이명준은 남.북한 모두에 소속될 수 없는 경계인이란 사실을 절감하고, 결국 제3국행을 택했다.
최근 청와대 유인태 정무수석은 "소설 '광장'의 주인공 이명준은 경계인이었지만, 송씨는 너무 한쪽(북한)에 발을 깊숙이 담근 것 같다"고 했다.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도 '광장'에 빗대어, "이 양반(송씨)은 이명준 시대에 고착화돼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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