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이 7일로 창립 36주년을 맞았다.
1968년 대구은행 행원으로 입사, 노조위원장등을 거쳐 행장 4년차를 맞은 김극년 대구은행장을 만나 지방화시대 지역 실물경제의 핏줄 역할을 해야할 지역금융기관의 역할과 지방화 시대 금융분권화를 이룩하기 위한 노력 등을 알아본다.
-36주년을 맞은 소감은.
▲지역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지역 금융기관으로서 많은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1천312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낸 후 올해 2000억원의 당기 순이익 목표를 잡았다.
달성 가능한가.
▲지난해 10월 올해 목표를 설정할 때 고정이하 여신 비율 1%대, 당기 순이익 2천억원의 목표를 잡았으나 '가계대출 부실'이라는 복병을 만나 지난 6월말 목표를 고정이하 여신 비율 2%대, 당기 순이익 1천35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카드 대출에 따른 신용불량자 급증 사태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일로 전 은행권이 안고 있는 문제다.
대구은행이 목표를 다소 낮췄지만 지난해 보다 나은 실적이며 국내 은행들 중에서도 우수한 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구은행이 실시하는 '신용회복 지원제도'는 효과가 있는지.
▲신용불량자의 사정에 따라 이자나 원금 일부를 감면하는 제도인데 효과가 있다.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적극 지원한다는 것으로 이들도 대구은행의 고객이므로 최대한 도와주자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신용불량자들이 이를 악용, 계속 버티면 돈을 안 갚아도 되는 줄로 알고 있는데 그건 절대 그렇지 않다.
빚을 갚을 의지가 있는 사람들만이 이 제도의 혜택을 볼 수 있다.
-대구은행이 위기를 벗어나 정상궤도에 오른 데는 지역밀착 경영 등 새로운 경영 이념의 도입과 실천이 효력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하는데
▲대구은행내에 1천200여명의 행원들이 10개의 지역 봉사단을 만들어 활동하고 2천800여 전 직원들이 봉사활동을 하거나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대구은행 행원들이 베푸는 것이 아니라 대구은행을 위해서 하는 일이다.
지역 기업들의 사정을 헤아리고 최대한 지원하려 한다.
지역이 살아야 대구은행도 살기 때문이다.
또 이익을 최대한 많이 내서 주주들에게 배당액이 많이 돌아가도록 힘쓰고 있다.
종전에 결산때 한번 하던 실적 공개를 매 분기마다 하는 투명 경영으로 주주들의 신뢰를 얻는 '주주 가치 경영'이 그것이다.
팀제를 도입, 행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최대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인간중시 경영'도 중요하다.
새로운 전산 및 IT시스템이 도입되고 있지만 은행 일도 사람이 하기 때문이다.
-대구은행의 중장기 비전은 무엇인가
▲국내 대표적 지방은행으로서 자산총액 30조원, 당기순이익 3,300억원 이상, 총자산이익률 1.2%, 자기자본이익률 20% 이상의 장기목표를 세워 국내은행 최고수준의 재무비율을 달성하고, 지역시장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시장지배력 1위 은행을 달성하는 것이다.
또한 은행권 최고수준의 BIS비율과 국내 최저 수준의 부실여신비율, 효율적인 조직체계를 갖춘, 작지만 강한 초우량지역은행(The Best Leading Regional Bank)의 자리를 다져나가려 한다.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역 금융의 활성화와 '금융의 지방분권화'에 대한 생각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국내 금융 여.수신의 60% 이상은 서울에 집중돼 있고 대구.경북은 7~8%에 불과하다.
그래서 지역 금융이 무시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대기업과 거래하는 지역의 하청업체들이 대기업 거래은행을 통해 자금을 거래해야만 하는 불편이 있는데 이러한 관행이 개선되도록 해야 된다.
지역 금융의 육성과 발전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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