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양군 수재민에 간이 주택 지원

"5평짜리 좁은 방하나뿐인 컨테이너지만 허물어진 집을 수리하고 돼지사육도 다시 시작할 용기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군청에서 지원하는 컨테이너가 도착한 6일 박상락(51.영양군 영양읍 상원2리)씨 가족들은 모처럼 만에 활짝 웃었다.

이번 수해로 몽땅 날려버린 과수원과 돼지 축사를 일굴 보금자리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박씨는 이번 수해로 1천500평 사과 과수원이 물에 잠겼고 돼지도 320마리 중 70마리만 건지고 나머지 250마리는 모두 물에 떠내려 보냈다.

"시집온 지 25년 만에 처음으로 남편, 고등학교 2학년 아들과 덩그러니 몸만 빠져나와 남의 집에서 뜬눈으로 지새운 밤은 아마도 영원히 잊지못할 겁니다".

박씨의 부인 윤분향(50)씨는 25세때 결혼해 3남매를 키우며 정말 허리가 휘도록 열심히 일했는데 태풍이 모든 것을 하룻밤 사이에 쓸어가버렸다고 한탄했다.

그러나 이같은 참담한 피해 속에서도 하천 건너편에 있는 이웃 이명순(56)씨는 자신의 집을 몽땅 내주고 행여 불편해 할까봐 친정으로 떠났다.

윤씨는 "이 고마움은 아마도 영원히 잊지못할 것"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윤씨는 "수해 이후 며칠간은 자신도 남편도 모두가 정신이 반쯤 나갔는데 이젠 작지만 보금자리도 생겼으니 힘을 내야지요"라며 가재도구와 축사 등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한편 영양군은 7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25채의 컨테이너 주택을 임대해 수해로 주택을 잃은 가구를 대상으로 배정작업을 모두 끝냈다.

영양.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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