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권영규의 한방이야기-한방의 지혜를 살리자

요즘 환자들은 대중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의료정보의 홍수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서양의학계에서 소개되고 있는 '대체의학'이 유행하면서 한방과 양방의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경우도 많다.

이미 미국에서는 대체의학이 유행하고 있는데, '대체'는 부족한 부분을 다른 것으로 바꾸어 완전하게 만들겠다는 표현으로 이 용어를 조금 순화시켜 '보완'이란 표현도 사용한다.

대체의학의 유행과 관련해 두 가지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유럽에서부터 시작된 서양의학이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 둘째는 대체의학으로 분류된 한국의 한의학을 비롯한 동양권 의학이 대체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왜냐하면 이 두가지 측면은 바로 서양의학이 완전하지 않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 기존 한의학을 비롯한 동양의학의 가치를 확대 해석하느냐와 한의학이 서양의학 속에 대체된다면 과연 한의학이 별도로 존재할 가치가 있느냐 하는 문제를 동시에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의학의 유행은 서양의학이란 절대적 관점에서 인체와 질병을 보아서는 안된다는 각성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 이를 마치 서양의학의 한계나 한의학을 비롯한 동양의학의 새로운 지평을 예고하는 것처럼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자칫 잘못된 기준으로 한쪽 치료법만 고집할 경우 환자의 건강에 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출판된 건강 서적들이 무비판적으로 보급되면서 마치 서양의학적 수술은 무조건 위험하다는 편견을 심어주거나 한의학적인 치료방법만이 안전하다는 인식은 어차피 상호보완적인 의학의 특성을 고려할 때 성급한 판단이 아닐 수 없다.

최근 과학적인 연구결과들은 우리 조상들이 평범한 진리처럼 말했던 내용을 하나하나 입증하는 것 같다.

적당한 운동, 채식을 위주로 하는 적절한 식습관, 계절기후에 맞는 생활 등 과부족(過不足) 모두를 경계한 절제된 기준이 최고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병은 하루 아침에 오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바쁜 생활, 지나친 욕심, 무절제한 음식섭취 등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인간의 병은 모든 생활 심지어 정신, 감정활동까지 포함한 모든 요인들이 작용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서양의학, 한의학을 떠나 자신 스스로 병을 예방하는 지혜가 더욱 중요하다.

병이 난 뒤 어떤 치료법을 동원하더라도 효과가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또 서양의학이나 한의학 아니면 대체의학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있거나 혹은 이들 의학을 함께 병행하는 경우가 이상적인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한방의 지혜를 과학적으로 밝혀내고 생활에서 실천할 때 한의학이 가치를 갖게 된다.

의료계는 한의학의 효과적인 방법을 함께 검증하고 환자들에게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는 효율적인 치료법을 제공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대구한의대 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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