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너무 합니다'지난해 5월 개장한 대구 달서구 대곡동 '대구 수목원'이 얌체 관람객들로 인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7만여평에 조성된 각종 수목들은 열매를 따려는 관람객들에 의해 가지가 부러지는 등 잇단 수난을 당하는데다 전시용으로 심어놓은 초본류는 약용이나 옮겨다 심기 위해 마구잡이로 훔쳐가고 있기 때문이다.
주말마다 쏟아지는 500kg이 넘는 쓰레기 더미는 쓰레기 매립장위에 조성된 수목원을 아예 원상태로 되돌려 놓을 정도다.
대구 수목원 유성태 연구사는 "개장 이후 분실된 화초나 약초류가 20여종 500여포기에 이르며 훼손된 나무는 50여종에 200그루를 넘는다"며 "액수로는 1천여만원 정도지만 수목원 조성에 들인 공이나 다른 시민들이 수목원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것까지 따지며 피해 규모는 돈으로 따지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얌체 관람객들에게 주요 표적이 되는 것은 '삼지구엽초' '오가피 나무' 등 약용 식물과 '매실' '대추나무' '산수유나무' '산딸기' 등 유실수가 대부분. 특히 대구 특산 식물인 '깽깽이풀'을 비롯한 할미꽃과 나리꽃 등은 꽃이 아름답다거나 시중에서 구입하기 힘든다는 이유로 계속 수난을 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목원측은 개방형으로 조성한 수목원에 철제펜스를 둘러치고 일부 수종은 아예 식재를 포기했다.
개장 초기 선보였던 인삼은 심는대로 도난당해 올해부턴 아예 식재를 포기했으며 관절이나 기관지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삼지구엽초 등 일부 약초들은 패찰을 떼 버렸다.
또 지난해 9월에는 분실 사고를 막기 위해 수목원 주변에 길이 1km의 펜스를 설치, 출입구를 정문으로 제한해 감시에 나서고 있다.
한편 대구 수목원은 쓰레기통을 곳곳에 설치하지 않고 되가져 가도록 관람객들에게 안내하고 있으나, 휴일 다음날이면 쏟아지는 쓰레기와 한판 전쟁을 치르고 있다.
강신구(31) 연구사는 "휴일이 지나면 도시락 껍데기와 먹다 남은 음식물, 음료수 캔.병 등을 치우느라 전직원이 진땀을 빼고 있다"며 "제대로 된 수목원을 가꾸기 위해서는 할일이 많지만 훼손된 부분을 복구하는데 일손이 다 빼앗기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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