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 헤이든 헤레지음/민음사 펴냄
"나는 소망한다, 고통을 품고, 망가진 척추로, 걷지도 못하고, 드넓은 길에서, 멀리 본다.
강철로 된 생명을 부지한다".
'프리다 칼로'(민음사)의 저자 헤이든 헤레라는 멕시코 여성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에게 반한 사람들 가운데 하나다.
그녀의 전설 아래 감춰진 진실을 저자의 섬세하며 절제된 필치로 끄집어냈다.
서양 미술사의 두꺼운 책장을 뚫고 느닷없이 고개를 들이민 괴물,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운 독창성과 강철 같은 의지의 소유자. 열렬한 스탈린주의자에 아스텍 문화의 신성한 여사제였으며, 오늘날에는 페미니스트의 우상으로 자리매김한 여인. 여러 수식어가 붙을 만큼 그녀의 삶은 극적이다.
하지만 죽음 후에 한동안 프리다는 대중으로부터 잊혀져 갔다
그녀의 이름이 공공장소에서 말해지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그러던 중 파리에서 68혁명의 봉화가 올려졌고, 불씨가 메마른 후에도 혁명의 여파는 남았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페미니즘 운동은 프리다 칼로를 자신들의 선구자이자 우상으로 삼았다.
2002년에는 이 책을 원작으로 영화화, 베니스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등 프리다 칼로의 인생과 그녀의 미술세계가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명상의 시간 브렌다 쇼샤나 지음/빛과 글 펴냄
죽음과 고통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한 의사가 있었다.
그는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오두막에서 수도하던 유명한 스님을 찾았다
삶의 활로를 찾기 위해서였다.
의사는 스님에게 "선(禪)의 핵심을 배우고자 왔다"고 했다.
스님은 무심하게 "돌아가 환자들에게 친절을 베풀라. 그것이 바로 선이다"고 말했다.
미국의 심리학 박사이자 심리치료사인 저자 브렌다 쇼샤나는 '명상의 시간'(빛과 글)에서 선(禪)의 세계와 수행방법을 경험담과 함께 담았고, 속리산 법주사 설문 스님이 간결한 필체로 번역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오랜 세월을 이어져 온 선. 동양 정신의 핵심인 선은 중국에서 시작돼 한국, 일본을 거쳐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저자는 '선의 수행'을 통해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선문학의 고전인 '무문관(無門關)' '벽암록(碧巖錄)'과 불교 경전의 난해한 화두를 쉽게 풀이했다.
또 선 수행을 통해 여러 선사의 선과 심리학, 선과 사회와의 관계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언론을 통해 스트레스와 고독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평화로운 영혼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맑고, 단순하고,평화로운 영혼의 메시지가 담긴 책이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동아시아의 비판적 지성 백영서 외 번역/창비 펴냄
2차 세계 대전 이후 동아시아에는 식민주의의 잔재 속에서 미국 주도의 패권 질서와 냉전 체제가 확립됐다.
동아시아는 아직까지 근대성을 벗지 못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우경화와 군국주의가 부활하고 중국에서는 민족주의와 신자유주의가 결합해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형성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때 동아시아가 자국중심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각 국에서 나오는 비판적이며 대안적인 동아시아론을 겸허이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부각되고 있는 일본과 중국 그리고 타이완의 비판적 지식인 6인의 지적 편력과 문선, 대담을 모은 '동아시아의 비판적 지성'(창비)이 출간됐다.
타이완의 쳔 꽝싱, 중국의 쑨 꺼, 추이 즈위안, 왕 후이, 일본의 사까이 나오끼, 야마무로 신이찌 등 6인의 지식인들은 자국의 국내 현실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동아시아의 보편적인 질서와 전지구적인 체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총 6권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백영서 교수 등 번역.대담진 20명 이상이 참여해 1년 반에 걸친 작업 끝에 완성됐다.
'창작과비평사'가 '창비'로 새로운 출발을 하면서 첫 번째로 발간한 책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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