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지연이 눈에 잡힌 어린아이의 자전거 타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네요. 아이는 '쌩쌩' 자전거를 잘 타는데 엄마가 못미더워서 따라가고 누나까지 따라가네요. 이런 모습들이 모두 아름답지만 그보다도 이 광경을 놓치지 않고 붙잡아 시로 쓴 지연이의 글쓰는 자세가 더 아름답습니다.
시는 이렇게 써야 합니다.
그냥 책상에 앉아서 머리로 짜내어 생각으로만 써서는 좋은 시가 될 수 없습니다.
자기가 직접 겪으면서 새롭게 느끼거나 감동한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쓰면 이처럼 훌륭한 시가 된다는 것을 지연이가 보여주었네요.
이 시의 흠은 마지막 연에 있습니다.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엄마와 누나가 걱정이 되어 따라가는 것을 어미 닭과 병아리에 견준 것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굳이 이렇게 견주는 글로 마무리를 할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또 견주기도 잘못했어요. 자전거 뒤는 엄마와 누나가 보호해주려 따라 다녔지만 병아리가 어미 닭을 따라 다니는 것은 반대로 보호를 받으려고 따라 다니는 것입니다.
그리고 '쌩쌩'이라는 말도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자전거는 무조건 '쌩쌩' 달리고, 매미는 '맴맴' 울고, 문은 '드르륵', 시냇물은 '졸졸' 소리를 낼까요? 정말 귀를 곤두세우고 다시 들어보세요. 그리고 그 소리를 입으로 따라 외면서 한 번 적어보세요. 나만이 들은 아주 재미나는 소리를 적을 수 있을 겁니다.
다음은 산문을 살펴볼까요. 진성이는 종이 접기를 참하게 하는 손재주를 가지고 있나 봅니다.
책도 보지 않고 팔찌도 만들고 메뚜기도 만드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그리고 화가 버럭 난 여우를 접었다고 했는데 어떻게 하면 화가 버럭 난 여우가 되는지 보고 싶네요.
진성이는 일기를 참 쉽게 재미있게 잘 씁니다.
일기를 쓰다보면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마구 섞여서 혼란스런 글이 되기 쉬운데 진성이는 일기 제목을 붙여서 처음부터 끝까지 종이 접기 이야기를 썼네요. 또 선생님 말씀을 큰따옴표(" ")안에 넣어서 마치 선생님이 곁에서 말씀을 하시는 것 같이 아주 생생한 글이 되었어요.
일기는 날짜와 날씨를 반드시 앞에 밝혀 쓰는 글입니다.
진성이는 6월 30일에 날씨를 '맑음' 이라고 썼네요. 흔히들 날씨를 '맑음', '흐림', '비', '눈', '갬' 이렇게 다섯 가지 가운데 하나를 골라 나타내는데 그게 잘못입니다.
하루에도 수 십 번씩 바뀌기도 하는 날씨를 이 다섯 가지 낱말로 다 나타낼 수 없으니까 말입니다.
어떤 날은 맑다가 비가 오다가 바람이 불기도 하고 그럽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타내면 될까요?
"아침에는 덥고 맑았는데 점심때에는 비가 내리다가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갈 때는 비는 오지 않았으나 바람이 많이 불었다".
어때요? 그 날의 날씨를 떠올릴 수 있지요? 이처럼 하루 동안의 날씨를 잘 떠올려서 자세히 써 봅시다.
하루의 날씨를 훨씬 잘 나타낼 수 있습니다.
(동화작가.동성초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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