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체헌혈 줄어 수혈용혈액 부족 '비상'

수혈용 혈액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지사는 태풍과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등 대형 행사로 인해 단체 헌혈이 대폭 줄어들고 '에이즈 수혈감염 사건'으로 인해 개인 헌혈도 감소, 수혈용 혈액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적십자측에서 밝힌 적혈구 농축액 적정 재고량은 7일분. 그러나 10일 기준 적혈구 농축액 재고량이 1천 26명분으로 이틀치 보유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혈소판 농축액 역시 적정재고량(3일분)의 절반에 불과한 782명분만 갖고 있다.

대구.경북 혈액원 김태호 공급과장은 "지난 8월부터 수혈용 혈액의 재고량이 바닥나기 시작해 일평균 의료기관 요청량의 10% 정도인 70~80명분만 공급하고 있다"며 "경남.울산.대전.광주 등 타지역에서 혈액을 빌려오는 형편이지만 수혈용 혈액 부족 현상이 이달들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이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O형 혈액의 부족현상은 심각해 수술이 지연되는 사례도 발생, 지역 의료기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북대병원 경우 0형 적혈구 농축액의 하루 필요량은 40명분이지만 이번주부터 하루 보유량이 10명분으로 뚝 떨어졌고 계명대 동산병원도 70명분이 필요하지만 현재 보유량은 7,8명분에 불과하다.

일평균 적정 보유량이 60명분인 영남대병원도 현재 40명분 정도만 보유하고 있어 중요한 장기이식 수술을 중단해야 할 형편이다.

경북대 병원 혈액은행 박성화실장은 "수혈용 혈액의 부족현상이 심각해 수술이 지연되는 경우도 간혹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대량 수혈이 필요한 O형환자가 발생할 경우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 8월 대구.경북지역 헌혈자수는 1만5천800여명으로 전년대비 8.5% 감소했고 9월 헌혈자수도 전년대비 6% 감소한 1만7천300여명을 기록했다.

적십자사 대구.경북지사 김월수 운영담당은 "수혈로 인한 에이즈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가 나온 후 '당국에서 혈액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헌혈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하지만 헌혈은 1회용 주사바늘을 사용하고 있어 질병감염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헌혈 동참을 호소했다. 김 담당은 또 "헌혈자 수를 늘리기 위해 헌혈 운동과 헌혈자에 대한 부가혜택 제공 등 제도적 장치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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