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으로 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노무현 집사'로도 불린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SK 비자금 10억원 수수설 파문으로 급기야 노 대통령이 재신임을 묻겠다는 발언까지 하게 됐다. 그렇다면 최도술은 누구이며 그와 SK비자금은 무슨 관계인가.
청와대의 살림살이를 책임졌던 1급 비서관 최씨(56)는 노무현 대통령과 지난 65년 부산의 한 사설 독서실에 다닐 때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부산상고 3학년이던 노 대통령은 이 독서실의 총무를 맡고 있던 최씨와 시비를 벌이다 최씨가 뺨을 때리자 순간적으로 책상 위에 올라가 독서실 회원들을 대상으로 최씨의 '횡포'를 성토하는 연설을 해 최씨를 곤혹스럽게 했다. 이 일이 계기가 돼 둘은 친해졌다.
이후 84년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최씨는 부산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노 대통령을 우연히 만나 변호사 사무장을 맡게 됐다. 노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한 뒤에도 최씨는 지구당 사무국장을 줄곧 맡으며 뒷바라지를 했다. 노대통령의 집사였다. 그런 그가 청와대의 집사가 된 것이다.
그러나 최씨는 총무비서관직을 6개월만에 그만뒀다. 내년 총선 출마가 이유였다. 그러나 지난 8월 그가 청와대를 나선 이후 그의 행적을 둘러싸고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실제로는 청와대가 '가지치기' 차원에서 미리 그의 옷을 벗긴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돌 정도다. 비자금 수수설이 불거진 이후 청와대 내에서는 최씨에 대한 동정론보다는 "솔직히 말해 최씨가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브레인'도 아니고 잘 모르는 사이"라며 금을 긋는 사람들이 많았다.
최씨가 8월 17일 총선출마를 위해 사표를 낼 당시 청와대 사람들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일이어서 깜짝 놀라는 분위기였다. 최씨는 당시 "노 대통령의 출마 권유가 있었다"고 밝혔다가 나중에 "내가 총선에 나가겠다고 거듭 밝히자 대통령이 승낙했다"며 번복하기도 했다. 최씨가 러시아 출국을 위해 공항에서 출국금지를 당했다는 사실을 안 때가 9월 3일인 점을 감안하면 검찰의 내사는 적어도 최씨 사퇴 이전에 시작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편 최씨가 손길승 SK회장으로부터 10억원을 받는 루트 역할을 했다는 이모(66)씨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지고 있다. 이씨는 부산지역 금융계, 정계, 관계 등에 두루 발이 넓은 재력가다. 노 대통령과 최씨의 부산상고 선배로 지난 대선 때 노 후보 선거대책본부 회계 책임자인 최씨와 자주 접촉하면서 선 거운동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주변에 알려져 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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