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야당답게 처신하라

한나라당이 SK비자금수사를 하고 있는 검찰에 대응하는 행태는 한마디로 거대 야당답지 않는 비겁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

지난 대선때 재정을 총괄한 최돈웅 의원이 SK로부터 100억원을 받아 그중 일부는 최 의원이 유용한 혐의까지 포착됐다는게 검찰이 지금까지 밝힌 내용이다.

그래서 검찰은 약 30억원 정도를 받은 통합신당 이상수 의원과는 죄질이 다르다면서 청와대 전 행정비서관 최도술씨와 함께 출국금지 조치까지 해 놓은 상태다.

말하자면 검찰이 이번 SK 비자금 수사의 타깃을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중 최 의원이 받은 부분에 두고 있고 거기에 노무현 대통령의 집사라 통칭되는 최도술씨의 당선직후 받은 10억원에 대해 노 대통령을 의식않고 죄가 있으면 처벌한다는 정면돌파가 검찰의 기본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거대 야당답게 우선 한나라당은 검찰이 수사일정에 맞춰 최 의원을 소환 통보를 했으면 당당하게 나가 사실대로 밝히는게 정도이다.

그런데 최병렬 대표나 홍사덕 총무 등 당 지도부가 최도술씨나 민주당 정치자금 문제가 먼저 불거졌을땐 검찰에 격려성 칭찬까지 해놓고 정작 같은 당의 최 의원의 혐의가 뒤늦게 알려지자 '야당탄압'이니 '물타기수사'라면서 태도를 표변하는건 누가봐도 공당의 지도부 자질마저 의심케하는 '자기모순'적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최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 하면서 검찰소환에도 불응하겠다는건 결국 방탄국회의 장막속으로 일단 숨고 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거대야당이 자기들 구린곳은 '야당탄압'으로 덮으려하고 다른당의 치부는 정권의 부도덕성으로까지 몰고 가서야 '공명야당 '은 커녕 국회의원 집단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지난대선때 이회창 대세론이 지배적이었고 돈과 사람이 다 모인다고 큰소리친건 바로 한나라당이었다.

검찰이 대선자금 전체를 건드리겠다는게 아니라 그중 개인 유용이나 대가성 있는 검은돈 만을 수사하겠다고 했고 그 차원에서 최돈웅 의원을 수사하는 것이다.

최 의원은 더 이상 자충수를 두지말고 떳떳이 검찰에 나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