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5일시대 종교계,'무게'벗고 대중속으로

주5일 근무하는 직장이 갈수록 늘어나는데다 내년 7월부터 주5일 근무제가 전면 실시됨에 따라 종교계는 이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주말 여가를 가미한 새로운 선교.포교 방안 개발에 골몰하고, 직접 신자를 찾아 나서기로 하는 등 주5일 근무시대에 적극 대비하고 있다.

가톨릭은 주5일 근무제에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톨릭은 12~17일 열리는 추계 주교회의에서 교구별로 연구.검토된 방안들을 교환하고 주 5일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신자들의 주일 미사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토요일 저녁에 거행되는 특전 미사를 금요일로 옮기거나 주일 저녁 미사를 밤 9시 이후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명승지나 사람들이 몰리는 휴양지에 사제가 직접 찾아가 미사를 드리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대구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마정웅 회장은 "주 5일제에 따른 사회적 변화에 교회가 적응하려면 기존 사목이 변해야 한다"며 "과거에는 신자가 교회를 찾아왔지만 이제는 교회가 신자들을 찾아 나설 때"라고 말했다.

한결 넉넉해지는 주말 여가 시간에는 성지 순례나 피정 등 기존 신심 활동을 강화하거나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봉사 활동을 하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불교계는 주5일 근무제로 대중들이 자연스럽게 사찰을 찾을 것이고 프로그램을 적극 운용하면 포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초하루, 보름, 재일 등 음력중심의 신행생활이 주5일 근무제 실시로 생활패턴이 변해 일요법회의 활성화도 기대하고 있다.

조계종은 지난 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주5일 근무제 관련 세미나를 개최해 포교 방안을 제시했고, 포교원도 '주말 수련회 자료집'을 발간했다.

또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주말 산사체험을 통해 포교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대구사원주지연합회 총무부장 동진 스님은 "주5일 근무제로 야외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사찰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템플스테이나 명상프로그램 등 산사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숙박 등 관련 시설을 갖추는 등 각 사찰마다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화사, 직지사 등 규모가 큰 사찰을 중심으로 주말 산사체험 프로그램 준비와 시설 마련에 나서고 있다.

주5일 근무제 반대운동을 폈던 기독교계는 5일 근무제 실시 기업이 늘어나면서 대안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주일 성수(聖守)'원칙까지 뒤흔드는 교회의 위기라고까지 느끼는 분위기다.

최근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 협의회가 '주5일 근무제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5일 근무제가 한국 교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답한 사람이 72.4%나 됐다.

기독교계는 자연을 벗삼아 예배도 하고 여가활동도 할 수 있도록 대부분 도심속에 위치한 교회를 교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말농장, 어린이 탁아시설, 청소년 문화공간, 가족 휴양시설 등을 갖춘 전원교회가 주5일 근무 시대의 새로운 교회상이라는 것이다.

대구성서아카데미 정용섭 목사(신학자)는 "주5일 근무제가 교회의 전반적인 기반까지 바꿀 수는 없겠지만 예배공간과 휴양시설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전원교회의 활성화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했다.

또한 주말 휴가를 떠나는 신자들을 위해서 예배일을 금요일이나 토요일로 옮겨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대현.정욱진.장성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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