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태양의 남쪽'이 중년층 시청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여성들은 마치 자신이 여주인공이라도 된 듯 가슴시려하며, 때로는 울렁이는 기대감으로 주말을 기다린다.
극중 강성재가 가련한 처지의 옛 연인 민주와 운명적으로 만난 여인 연희 중 과연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를 놓고 사뭇 가슴 졸이고 있다.
10, 20대들이 온통 점령하다시피한 TV에서 유독 이 드라마가 중년층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가슴저릴만큼 시(詩)적인 대사도 그러하지만 솜털처럼 가벼운 사랑, 일회적 사랑이 판치는 요즘 세상에서 주인공들의 '사랑'에 대한 진지한 자세가 아련한 울림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어저께 댄스그룹 클론의 멤버 강원래와 가수 출신의 김송, 두 연인이 마침내 결혼식을 올렸다.
3년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인해 무대에서 펄펄 날던 강원래가 하루아침에 전신마비의 장애인이 되면서 그들의 앞날에 짙은 먹구름이 뒤덮이는 듯 했지만 그 시련을 잘 극복하고 사랑의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들의 결혼식은 지구촌의 유명인사들과 파파라치가 들끓는 이른바 세기의 결혼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보석처럼 반짝이는 결혼식이었다.
휠체어를 탄 신랑과 함께 신부가 입장할 때 모든 하객들이 기립하여 진정어린 축복의 박수를 보내는 장면은 기계로 찍어내는 듯한 요즘의 결혼식 풍경과는 자못 달랐다.
한숨과 눈물대신 환한 웃음이 넘실대는 결혼식장이었다.
매사 자신의 이익을 저울질하느라 눈이 반들거리는 요즘 사람들 같지 않아서 더 가슴에 와닿는다.
'몸'이 최대의 밑천인 연예계에서, 그것도 만남과 헤어짐이 일상화된 그 바닥에서, 재기가 불투명한 연인을 한결같이 격려하고 보살펴온 김송의 헌신된 사랑이 참 아름다워 보인다.
그러고보니 결혼의 계절이다.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는 '일부일처제는 인간의 모든 혼인제도 중 가장 어려운 것'이라고 설파했지만 기쁨도 슬픔도 함께 하는, 순전한 사랑으로 맺어지는 만남이란 가장 고귀한 만남 아닐까.
'새 것'이 최고의 미덕이 되어버린 요즘 '낡을수록 좋은 것은 사랑뿐'이라던 누군가의 말을 떠올려본다.
고통을 통해 서로를 마음의 눈으로 보게 된 모든 연인들의 사랑이 깊어가는 이 가을처럼 아름답게 익어가기를….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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