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수정 영남대 병원 외과교수

"유방암은 몸 속에 있는 다른 장기의 암과 달리 자가진단이 가능하고, 검사방법이 쉽고 다양해 조기 발견이 가능합니다".

이수정(50) 영남대병원 외과 교수는 여성들이 관심을 기울인다면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 유방을 떼내는 불행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내 유방암 발생률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고지방, 고단백질 섭취가 늘어나는 데다 초경이 빨라지고 자녀를 적게 낳는데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암 발생 촉진 성분이 있는 여성호르몬에 대한 노출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한 방법에 대해 그는 젊은 여성의 경우 초음파, 유방사진, 전문의 진찰 등 세가지 방법을 병행해야 하고 폐경기 이후의 여성은 정기적으로 유방사진을 찍어 볼 것을 권유했다.

지난 1978년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이 교수는 90년 미국 뉴욕슬로안-케터링 암센터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유방암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공부를 마치고 영남대병원으로 돌아온 뒤 유방암 수술을 전담하게 됐다.

당시만 해도 외과의사는 백화점식으로 온갖 수술을 하던 시절. 그러나 대선배인 권굉보 교수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유방 전문'이 가능하게 됐다고 한다.

이 교수는 연간 250여건의 유방 수술을 한다.

의사 한 사람의 수술 건수로는 국내에서 최상위급에 속한다

또 국내 최초로 유방암 수술을 할 때 골수를 뽑아 암세포 전이 여부를 검사하는 방법을 개발, 2000년 대한암학회에 발표했다.

예후인자에 대한 연구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다.

이는 암 조직에서 어떤 성분이 있느냐에 따라 예후가 달라지는지에 대한 연구로서 환자에 대한 '맞춤식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방사선 치료를 원하지 않는 초기 유방암 환자에게 피부보존 유방절제술 및 즉각 유방 복원술을 가장 먼저 시도했으며 그 결과를 2년 전 미국유방암학회에 발표, 이목을 끌었다.

현재 한국유방암학회 국제이사, 아시아유방암학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이 교수는 한국유방암학회가 펴낸 교과서 '유방암'을 공동 집필했고, 전문가용 서적과 유방암 홍보 책자를 만들어 환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수 많은 환자의 병든 가슴을 수술할수록 정작 그에겐 가슴 아픈 사연이 쌓여간다고 한다

"유방암 수술로 여성의 상징인 가슴을 떼어낸 환자들이 겪게 되는 정신적 고통은 말로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로 남편과 불화가 빚어져 끝내는 이혼을 하는 일이 빚어지기도 하죠".

이 교수는 의사로서 환자의 이런 문제까지 치유하지 못하는데 대해 안타까워 했다.

이 뿐만 아니다.

암 수술 후 환자의 식이요법, 운동, 성생활 등 환자가 진정 필요한 정보를 병원과 의사들이 제대로 제공해 주지 못하는 현실에 자괴감까지 든다고 한다.

그는 "환자에게 수술 후 정신과 상담과 함께 관리요령 등을 제공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건강보험재정에서 뒷받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글: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사진: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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