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 열리고 있는 제84회 전국체전의 분위기가 잔뜩 어수선하다.
새만금사업과 부안 핵폐기장 설치를 놓고 환경 단체와 도민들간의 마찰이 계속되고 각종 단체의 집회가 잇따르면서 체전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전북도내 14개 시, 군에서 경기가 분산 개최되면서 사격 등 상당수 종목은 경기장 규격이 맞지 않는 등 시설 미비로 말썽이 되고 있다.
개회식이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 경우 관람객들이 쓰레기를 마구 버려 제때 처리를 하지 못하는 등 도민들의 질서.환경의식도 매우 부족한 느낌이다.
자원봉사자들도 휴일에는 나오지 않는 등 대회 참여.봉사의식도 낮은 점수를 받고 있다.
12일에는 전북 소속의 고교 레슬링 선수가 과다한 체중 감량으로 쓰러져 끝내 숨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게다가 지난 10일 저녁에는 취재진의 숙소인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199 한성여관(대표 이종연)에 도둑이 들어 1천500만원 상당의 취재 장비를 털어 달아나는 등 대회 첫날부터 '도둑체전'으로 얼룩지고 있다.
체전 때마다 도둑이 설쳐 분위기가 흐려지는 일은 많았지만 1천500만원 상당 고가의 취재 장비를 전문적으로 턴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전주에서는 지난해 한일월드컵 때 해외 취재진이 방송용 카메라를 도난당하는 사고가 발생, 국제적인 망신을 사기도 했다.
특히 도둑이 든 숙소는 경북선수단의 본부로 개최지의 남다른 배려가 필요했지만 형편없는 내부 시설과 허술한 보안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사고 후 경찰이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지만 여관 업주와 대회 본부 등 개최지의 대응 태도도 비난받고 있다.
개개인의 잘못을 떠나 전북 체전을 빛내기 위해 찾아온 손님이 사고를 당한 만큼 최소한의 유감 또는 사과 표명이 있어야 했지만 이들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개최지 전북은 남은 기간 '성공 체전'이나 '문화도시' 전주를 자랑하기에 앞서 손님들을 배려하는데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하겠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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