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신문을 읽고-오토바이 폭주족 과잉단속 아니다

나는 경찰로서 가장 난처한 신고가 술취한 폭력신고이다.

이 중에는 오토바이 폭주족 신고도 포함된다.

밤이면 담티재로, 범어네거리, 수성못 등지에서 이상한 사이렌 소리와 휘황찬란한 오색불빛을 내뿜으며 차량사이를 지그재그 운전하는 오토바이들.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등 무법천지로 질주한다.

신고가 들어오면 혹시나 내가 뜻하지 않은 과잉단속 등으로 감찰조사나 받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대강 피하는 것이 원칙이나 시민들이 지켜보거나 순찰차 앞에서 도주하지도 않고 손가락을 치켜올리며 공권력을 조롱하면 추적이 시작돼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차량 사이로 곡예 운전을 하며 도주하는 이들을 단속하고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분명 사고는 예견된다고 보아야 한다.

오토바이 과잉단속을 두고 그 진위에 대하여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법에 의하여 경찰은 위법행위, 범법행위에 대하여 신고 또는 인지시 수사를 시작해야 한다.

이것은 임의적인 것이 아니고 강제성이 동반된 국민이 부여한 임무이다.

이를 무시할 경우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 가중처벌이 주어진다.

미국의 9.11 테러사건으로 공항의 검색이 강화된 것에 대해 한 어린이가 짜증을 부리자 아이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 위해 이러한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고 말이다.

나에게는 어떠한 불편도 용납지 않고 내 편의를 위해 공권력의 무력을 질타하는 이중성이 없어져야 민주주의의 기틀이 마련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허성열(인터넷 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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