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친환경농 흉년은 남의 일

올해 23년 만에 최악의 흉년이 예상되는 가운데 친환경농업으로 쌀을 생산한 농가들은 피해가 거의 없어 일반 농가들과 농정당국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오리농법을 도입한 의성군 단북태양쌀오리작목반이 생산한 쌀의 경우 단북농협 미곡처리장과 OEM방식으로 쌀을 가공, 5㎏ 포장쌀이 1만8천원에 출하되는 등 경북에서는 가장 비싼 가격에 백화점 등에 팔려나가고 있다.

또 단북 합동미곡처리장과 계약재배한 쌀 2만 가마(조곡 40㎏ 기준)는 시장가격보다 5% 정도 높은 가격에 수매하기로 최근 미곡처리장측과 합의했다.

지난 주말 의성 단북 묵계들에서 벼수확에 나선 농민들은 "이웃마을은 잦은 비로 인한 일조량 부족에다 병해, 수해 등으로 수확량이 30%이상 감소했다는 소문을 들었으나 우리 쪽은 지난해에 비해 별 차이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도성기(39.단북면 이연리) 단북태양쌀오리작목반장은 "수확전 생산량 감소를 적잖게 우려했으나 막상 수확에 들어가보니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다"며 "그동안 친환경농업에 쏟아부은 땀과 정성이 헛되지 않았다"고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도 회장은 "친환경농업이 결코 쉬운 농사는 아니나 그렇다고 어려운 농사도 아니다"면서 "점점 어려워지는 국내외 농업여건과 현실을 직시하면 농민들이 살 길은 친환경농업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친환경농업 현장인 의성 다인면 산내들 현장에서 만난 문경재(63) 다인 산내리작목반장은 "올해를 최악의 흉년이라고 하나 작목반 회원들과 현장조사를 해 본 결과 지난해와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몇년 전부터 화학비료보다 유기질, 유박비료를 많이 사용, 그동안 산성화돼 있던 땅이 자연 그대로 되돌아왔기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문 작목반장은 또 "유기질, 유박비료를 사용하면 자연재해를 이겨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품질 쌀을 보다 많이 생산할 수 있다"며 "친환경농업에 대한 보다 많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친환경농업인들은 현재 1㏊당 20만원인 지원금을 50만원선까지, 경영비 보조율도 현행 50%에서 70%로 인상 지원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경주 외동, 양남, 양북, 내남, 현곡, 서면 등 6개 읍면 103농가도 60㏊ 농지에 우렁이를 이용한 친환경 농업쌀을 생산, 추곡수매 1등품보다 가격이 10%이상 더 받는 40㎏기준 6만6천500원에 출하하고 있다.

올해 수확예상량은 10㏊당 평균 420㎏.

경주시농업기술센터는 친환경쌀 브랜드화를 위해 '서라벌 맑은쌀'로 상표등록을 하고 대동종합미곡처리장과 계약을 맺고 생산량 전량을 수매하기로 했다.

경주시는 올해 친환경농업쌀 무농약인증 PP포대 4천장을 무상지원한다.

경주.박준현 의성.이희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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