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프로젝트는 하드웨어를 활용하는 소프트웨어와 이에 대한 평가 시스템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대내외적 불신과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섬유업계는 비판과 반성의 대상이 하드웨어 그 자체가 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직물, 염색, 패션 등 전 섬유업종에 걸쳐 지난 5년간 구축해 온 각종 인프라는 활용 방안만 제대로 마련한다면 향후 10년 안으로 크고 작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국내 최대의 손수건, 스카프 생산업체인 서도산업 한재권 대표는 염색기술연구소의 염색실용화센터를 주.야간 24시간 이용한다.
센터내 면용 염색가공기인 스위스산 머서화라이징기는 서도산업의 자체 설비에 비해 신축률과 형태안정성이 두배이상 뛰어나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이곳에서 가공한 제품들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수출에서도 클레임이 전혀 없다고 했다.
그는 "말이 좋아 다품종 소량화 시대지 대부분의 염색업체가 소량 주문엔 고개를 젓는다"며 "염색실용화센터는 중소기업 힘으로는 도저히 구입할 수 없는 첨단 장비를 두루 갖춘데다 소량 주문도 언제든 가능해 다품종 소량화의 고부가가치제품 생산에 적격이다"고 말했다.
극세사 클리너가 주 생산품목으로 지역의 대표적 산업용 섬유업체인 풍전T.T 윤길중 고문도 지난 한 해 섬유개발연구원 신제품개발센터의 각종 준비기와 제직기를 이용해 2만3천569kg의 실을 짰다.
센터엔 사가공기 12대, 준비기 14대, 직.편직기 15대 등 직물 전 분야에 걸친 다양한 직기들이 구비돼 연구개발에 적합하다는 것
윤 고문은 "연구원의 최첨단 직기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업체를 기다리기만 하는 연구원도 문제지만 기술개발에 소홀한 개별 직물업체들의 마인드 전환도 필수 과제"라고 말했다.
인프라구축 사업의 하나로 밀라노프로젝트 자금 250억원을 출연해 건립한 대구 전시컨벤션센터(EXCO)는 밀라노프로젝트 최대 성과물 중 하나로 꼽힌다.
지방에서는 최초로 개관한 국제규모의 전시장인 EXCO는 서울 대구 부산 광주 고양 등 국내전시장 건립이 잇따르는 점을 감안, 개관초부터 같은 전시회로 경쟁하기보다는 특화산업을 중심으로 한 전시회 개발과 육성에 초점을 맞춰 차별화된 전시장이 되려고 노력했다.
이같은 전략에 따라 대구경북지역의 특화산업인 섬유 안경 분야의 대한민국 대표전시회로 대구국제섬유박람회, 대구국제광학전을 육성했고 경북지역의 특화산업인 정보디스플레이분야의 국제정보디스플레이 학술대회 및 전시회(IMID) 역시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전시회로 안착했다.
안도상 대한직물공업연합회 회장은 "지역섬유산업을 무조건 사양산업으로 몰아붙이는 편협된 시각은 곤란하다"며 "포스트밀라노 추진이 확정된 이상 앞으로의 최대 과제는 지금까지 구축된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를 놓고 정부 및 대구시와 전 섬유업계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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