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盧대통령, '참모들 입 꿰매라'

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참모들에게 재신임 투표문제에 대해 함구령을 내렸다.

'재신임투표는 정치적 문제인 만큼 각 수석, 보좌관들은 이에 깊이 관여하거나 영향을 받지말고 일상적인 국정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신임투표와 관련된 (기자들의)질문에 대해서도 일체 언급을 자제해 주었으면 한다'는 당부였다.

노 대통령의 재신임 제안이후 일부 수석 등으로부터 정책을 연계한 국민투표방식이 흘러나오고 시기도 내년 총선을 전후한 시점 등의 전망이 제기되면서 결과적으로 제안의 순수성이 의심받는 등 혼선이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 문책하는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다.

노 대통령의 함구령에도 불구하고 이병완 홍보수석이 기자간담회를 자청,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를 맹비난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 수석은 "안기부 국고자금 1천억원을 횡령해 법원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고 소속의원이 SK비자금 100억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소환을 앞두고 있는 정당의 대표가 정권비리를 성토하는 것을 보고 그 담대함과 당당함에 놀랐다"며 최 대표를 비난했다.

이 수석은 15일에도 브리핑을 통해 "이기고 지는 식의 정치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면서 "노 대통령의 순수한 진정은 시정연설에서 말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대통령의 진정을 정치적 이해관계와 득실로 왜곡평가하려는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 심히 유감스럽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고질적 부패구조와 (도덕적)불감증을 치료하는 역사적 계기로 승화될 수 있도록 사회적 공기로서의 (언론의)역할"을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야당이 반대할 경우 국민투표를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한 조간신문의 보도와 관련, 사실과 다른 보도가 나간 경위를 철저하게 조사해 관계자를 엄중 문책하라고 지시했다고 윤태영 대변인이 전했다.

보도내용에 대한 민감한 대응같은 청와대의 움직임은 재신임 국민투표 제안이후 사실상 재신임 정국을 주도하고 있는데서 나온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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