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서구가 '투기지역'이라니…"

대구시 중구와 서구가 지난 14일 수성구와 함께 '주택 투기지역'에 포함되자 타당성을 둘러싸고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주택 투기지역 지정 이후 건교부, 재경부, 대구시 등에는 "과연 중구와 서구의 주택 투기지역 지정이 합당하냐"는 지역민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중구는 최근 가격인상이 두드러지는 대단지 아파트보다 낡고 오래된 단독주택이 밀집해 있고 불리한 교육 여건 등으로 인해 주택매매가 거의 안되고 있는 것은 물론 가격변동이 거의 없거나 되레 하락추세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남산동에서 분양한 한 주상복합의 경우 계약률이 10%에도 못미치고 있다

서구도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몇몇 아파트 단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에서 주택가격의 변동이 없거나 미미해서 주택 투기지역 지정은 현실과 거리가 먼 조치라는 지적이다.

현재 서구의 30평형대 아파트는 1억원대로 수성구나 달서구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는 수성구(2.87%)를 비롯 서구(2.83%), 중구(2.16%)의 9월 주택가격상승률이 2.0%를 넘었다며 다른 지역 9곳과 함께 주택 투기지역으로 지정, 20일부터 양도소득세 실거래가 부과가 시행된다.

서구, 중구민들은 "국민은행의 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

표본조사 대상을 공개하고, 어느 규모로 샘플을 선정했는지 밝혀라"며 건교부, 재정경제부, 대구시, 국민은행 등에 근거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윤진 서구청장은 "서구 지역 전반적인 주택시장 동향을 살피지 않은 착오를 묵과할 수 없다.

서구 의회 및 주민들이 투기지역 해제를 위해 총력을 쏟을 것"이라며, 주민 공청회를 거쳐 국회에 탄원서를 제출키로 했다.

신현식 중구의회 의장은 "전반적으로 주택건설경기가 침체돼 있는 중구에 대한 주택 투기지역 지정과 관련 17일 의회 간담회를 열어서 집행부와 함께 철회를 위한 공동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조사용역을 맡고 있는 한국통계학회 책임연구원인 박진우(수원대 통계학과) 교수는 "주택가격 차이가 엄청나게 큰 서울과 지방에 일률적으로 2.0% 이상의 변동률을 적용, 투기지역을 지정한 것은 학술.이론적으로 맞지않은 일"이라면서 "금액으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이 오른 서울 대신 수십만원 내지 수백만원씩 오른 지방을 투기지역에 포함시키는 일은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대부분 해당 구청장들이 소속 지역의 투기지역 지정을 반대하는 실정이어서 해당 단체장들의 의견은 참고만하고 관련자료를 바탕으로 심의위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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