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솜씨 키우기-선생님 생각엔(산문)

참으로 좋은 글입니다.

그 날 그 장소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용현이처럼 가슴 찡한 감동을 받았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용현이는 그냥 찡한 감동만 받고 만 것이 아니라, 그날의 일을 마치 그림을 그리듯이 자세히 써서 많은 사람을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용현이 글을 읽으니 그날의 감격을 그대로 다시 느낄 수 있네요. 아주 감동이 있는 글입니다.

대구 시민 운동장에 가지 않았던 사람들도 그 날 응원하는 모습을 그려 볼 수 있을 정도로 자세히 썼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쓰기 위해 용현이는 응원하던 모습들을 조용히 떠올려 다시 겪어보기를 했지 싶습니다.

그래야만 이처럼 생생하게 쓸 수가 있거든요. 글을 쓸 때는 용현이처럼 그 때 그 시각 그 장소로 되돌아가서 다시 한 번 겪어보기를 하면서 쓰는 게 좋습니다.

참으로 좋은 글쓰기 버릇입니다.

통일에 대한 이만큼 감동스런 이야기를 나는 잘 보지 못했습니다.

용현이가 통일을 바란다는 말은 한 마디도 직접 하지 않았지만 통일을 바라는 용현이 마음이 가득 녹아있습니다.

고쳤으면 하는 글이 몇 군데 있습니다.

글 제목이 없었습니다.

여기에 붙인 제목은 글을 살피면서 그냥 마음대로 붙여 놓은 것입니다.

'운동장으로 향했다'. 이처럼 '향했다'는 말을 많이 쓰는데 '갔다' 로 쓰면 훨씬 깨끗한 우리말입니다.

'박수를 쳤다' 도 틀린 글입니다.

'손뼉을 쳤다' 가 되어야겠지요. 또 가운데 신문 본 이야기가 불쑥 튀어나왔는데 별 필요 없는 글입니다.

늦게까지 장사일 마치고 힘들어하시는 아버지를 보고 시를 썼네요. 성민이의 애틋한 마음이 잘 나타난 시입니다.

성민이 아버지는 힘드는 일을 날마다 하시지만 이처럼 아버지를 생각해주는 아들이 있어서 힘이 절로 펄펄 나지 싶네요.

아버지 대신 장사를 하겠다는 생각이며 학원비 내는 것이 미안하다고까지 말하는 성민이를 보니까 아버지가 하시는 일을 훤히 다 알고 있는 듯 하네요. 그래요. 아버지 일터에 자주 가서 아버지 일을 돕고 하세요. 아주 좋은 공부가 될 겁니다.

자기 아버지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모르는 아이들도 가끔 있는데 그건 안돼요. 그래가지고는 힘들어하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성민이는 아버지 마음을 너무나 잘 압니다.

보세요. 아버지가 배드민턴 경기에서 아들에게 져도 '이 녀석 다 컸네' 이러면서 기뻐하실 거라고 했잖아요. 맞습니다.

아버지 마음을 정확히 읽었습니다.

(윤태규.동화작가.동성초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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