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초등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이다.
대구시 교육청 조사결과 기초수학, 읽기, 쓰기 영역 중 초등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영역은 수학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교육청이 지난해 초등학생 38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력진단에서도 기초수학 성취수준 미달학생이 타 영역의 2배에 달했다.
취학 전부터 수학에 흥미를 느끼게 할 수는 없을까. 학부모 박은향(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장정숙(〃)씨와 자녀 김도연(6세) 규연(4세), 김경희(6세) 동환(5세)이가 놀이터와 시장에서 함께 하는 수 놀이를 관찰했다.
"이번에는 세 번씩 타보자". 엄마의 말에 아이들은 미끄럼틀로 달려간다.
몇 번을 타야 세 번인지 잘 모르는 동생들은 언니와 누나를 따라 자연스럽게 수를 익힌다.
이렇게 서너 번 탄 후에는 미끄럼틀에 오르는 순서를 정한다.
1번 2번 3번 4번 순서에 따라 타고, 순서를 바꿔 타게 한다.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횟수와 서열을 배운다.
"함께 놀던 아이가 빠지거나 새로운 친구가 올 때마다 인원을 세어보게 하는 것도 좋다.
미끄럼틀 계단을 오를 땐 하나 둘 세면서 오르게 한다.
미끄럼대에서 계단까지는 몇 걸음이나 되는지 재 보게 한다.
발 뼘으로 재면 더 효과적이다.
언니와 동생의 걸음 수가 왜 틀리는 지 생각해보게 하는 것도 좋다". 박은향씨의 설명이다.
아이들은 깔깔 웃으며 나름대로 이유를 설명한다.
놀이를 끝낸 후에는 오늘 만난 친구 중에 좋아하는 친구는 몇 명이고 싫은 친구는 몇 명인지 꼽아보게 한다.
수 이전 활동인 분류와 비교개념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그 수가 정확한가를 알기 위해 이름을 덧붙인다.
왜 좋고 싫은가를 묻는 방식으로 사회성도 가르칠 수 있다.
슈퍼마켓이나 시장도 수 개념을 배우기에 좋다.
장정숙씨는 "사과 열 개를 담아봐" "작은 거 두 개를 놓고 큰 거 두 개를 다시 골라봐"라고 말한다.
그러나 유아에게 시장놀이는 물건으로 물건을 맞바꾼다는 정도에서 그쳐야 한다.
교환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물건을 얻기 위해 화폐를 지불한다는 개념을 알면 된다.
7, 8세 자녀라면 화폐를 사용하도록 한다.
이때도 오천원, 백만원 등 자녀들이 현실적으로 느끼기 힘든 화폐는 금물이다.
100원 500원 1천원으로 무엇을 살 수 있는지 체험해보도록 하는 것이 좋다.
100원으로 물건을 사게 하거나 1천원으로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을 받도록 한다.
시장놀이를 마치면 쓴 돈을 기록하게 한다.
놀이를 통해 수 개념을 체득한 유아는 10 다음을 101로 생각하는 오류에 빠지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수 놀이에는 주의할 점도 많다.
최윤정 덕인초교 병설유치원 교사는 "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 개념이다.
단순히 외는 것보다 놀이가 훨씬 유익하다.
그러나 부모는 목표가 놀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집중적으로 가르치기보다 느슨한 질문을 던지는 태도가 좋다.
부모의 속도에 맞추기보다 아이들 놀이속도에 맞춰 한두 마디쯤 일러주기를 반복하면 된다.
같은 놀이와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게 중요하다.
속도가 늦을 것 같지만 몸으로 체득함으로 훨씬 이해가 쉽고 오래 기억한다" 고 했다.
최 교사는 "부모들이 가장 멀리해야 할 것은 수학이 어렵다는 생각이다.
어렵다거나 잘 할 수 있을까 의심하면 아이들은 겁을 먹는다.
수학은 재미있으며 과자 사 먹을 때 알아야 하는 간단한 규칙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첫 걸음이다"고 말했다.
조두진기자 earf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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