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들 생각

역사학자 E. H. 카는 '과거는 현재의 빛에 비추어 볼 때 비로소 이해할 수 있고, 현재는 과거의 빛에 비추어 볼 때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역사의 이러한 이중 기능이야말로 인간으로 하여금 과거 사회를 이해시키고, 현재 사회에 대한 인간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현재를 거울 삼아 과거를 통찰하고, 과거를 거울 삼아 현재를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1,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상당히 오랫 동안 그 후유증을 겪고 있었다.

독일과 일본 등 패전국들이 국가 재건을 위해 몸부림치는 가운데 아시아, 아프리카의 과거 식민지 국가들은 독립을 하기 시작했다.

세계의 패권은 미국과 러시아가 쥐게 되었고 유럽은 19세기의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한 것처럼 보였다.

역사의 중심은 '팍스 로마나'에서 18세기 말 패권을 잡았던 '팍스 브리타니카'를 거쳐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팍스 루소-아메리카나'로 이행되는 것 같았다.

미.소는 그 이후 끝없는 군비 경쟁을 하며 세계의 크고 작은 분쟁에 관여해 왔다.

그러나 1991년 소련 연방이 해체됨으로써 이제 세계는 미국이 중심이 된 세계 평화의 유지라는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20세기 중반 이후 팍스 아메리카나가 지탱될 수 있었던 핵심적인 요인은 미국 군사력의 우위라고 할 수 있다.

아프칸 전쟁과 이라크 전쟁에서 보여준 미국의 군사력은 가공할 만하다.

현재 지구상에 미국과 경쟁할 나라는 없어 보인다.

미국은 전 세계를 향해 무소불위의 힘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9.11 테러 이후 그들이 자의적으로 규정한 불량 국가에 대해서는 선제 공격도 서슴지 않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대 테러 전쟁의 첫 번 째 상대가 되었고 탈레반 정권은 해체되었다.

그 다음 상대는 이라크로 후세인 정권도 붕괴되었다.

미국은 두 전쟁 과정에서 민간인에 대한 폭격과 포로들에 대한 무자비한 진압 등으로 인권을 유린했다고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미국은 지금 '악의 축'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북한을 제압하기 위해 명분을 찾고 있다.

인간의 역사는 질곡의 역사로 점철되어왔다.

모든 것이 가능할 것 같은 21세기를 맞이한 지금도 인류는 과거의 역사로부터 조금도 자유롭지 않다.

미국은 카의 말처럼 과거를 통찰하며 자신의 현재를 반성하며 미래를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

로마도 대영제국도 그 막강하던 소련도 영원한 힘을 가질 수는 없었다.

미국은 오늘 전세계에서 왜 그렇게 반미감정이 고조되고 있는지를 냉철하게 분석해 보아야 한다.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와 현실에 안주하거나, 타인의 고통과 고뇌에 무심한 오만한 집단과 개인은 어떠한 발전도 있을 수 없으며 결국은 모두를 불행하게 할 따름이다.

미국은 지금 과연 역사의 승자인가. 미국도 패배자이다.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 미국 모두가 패배자일 따름이다.

절대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며 결국은 멸망하게 되어 있다.

미국은 PAX의 참의미를 되새겨 보아야 한다.

미국은 PAX 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원래 뜻 중의 하나인 '평화의 키스(kiss of peace)'를 전 세계에 보내야 한다.

이승은(대구 남산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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