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점프통장''알박기' 전면 수사

검찰이 대구의 아파트가격 상승을 부추기면서 속칭 '알박기' '점프 통장' 등의 부정한 수법으로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겨온 부동산 전문 투기꾼에 대해 전면적인 수사에 나섰다.

대구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이은중)는 17일 아파트 건설예정 부지를 사놓고 속칭 '알박기' 수법으로 4배 가까운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부당이득)로 석모(42.건설회사 대표)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공범 1명을 수배했다.

이들은 주택회사, 분양대행사 등에서 일하면서 얻은 정보를 통해 수성구 시지동에 아파트가 들어설 것을 미리 알고 지난 2001년 건설에 필요한 요지 200여평을 3억2천만원에 구입한 후 시행회사에 팔지않다가 9개월만인 지난해 중순 12억원을 받고 팔았다는 것.

검찰은 이들 외에도 수성구 범어동.시지동, 달서구 도원동, 남구 봉덕동 등 최근 분양됐거나 분양 예정인 아파트, 주상복합건물 10여곳에 투기꾼 30여명이 '알박기' 작업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이들의 명단을 확보해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알박기 투기꾼들에게 거액을 보상해준 업체들이 그 부담을 아파트 분양가격에 포함시키기 때문에 내집 마련을 원하는 서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일부 '알박기' 투기꾼의 경우 건설사업을 지연.중단시키면서 최고 10배가 넘는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부지를 구입한지 1년 이내에 서너배 이상의 차익을 남기고 판 경우 부당이득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검찰은 지난달 지주들에게 사전분양을 해 말썽을 빚은 수성구 범어동 유림노르웨이숲 아파트의 분양 과정에서 대구에 살고 있는 것처럼 허위로 주소지를 꾸며 청약통장을 만드는 등 소위 '점프 통장' 수법으로 분양을 받은 서울 등 외지 투기꾼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여 위법사실이 드러나면 전원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한편 대구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정윤기)는 최근 수성구 두산동 주상복합건물 예정지의 부지매입과 수성구 일대 '알박기'에 조직폭력배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혐의를 포착, 수사를 벌이고 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