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고시학원으로 전락하고 있다.
취업난이 장기화하고 고시 합격자 수가 우수대학 순위로 평가되면서 대학생들 사이에 부는 고시열풍에 편승해 대학들마다 고시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영주 동양대는 올 2학기들어 '공무원 양성 사관학교 원년'을 선포하고 총장 직속기구로 '국가고시추진본부'까지 설치해 재학생들의 각종 고시와 공무원시험 준비를 지원하고 있다.
동양대학은 고시합격자를 늘리기 위해 교과과정을 개편하고 전담교수제를 도입했다. 또 전국의 유명 고시학원과 연계한 특별 야간강좌를 개설하는 등 전폭적인 고시 지원책을 마련했다.
특히 사법.행정.기술고시 준비 장학생에게는 4년간 등록금 전액 면제와 함께 고시원 입사와 생활비를 지원하면서 월 30만원의 교제 구입비까지 지급하고 있다. 이러한 파격적인 지원으로 고시합격자 수를 늘려 이를 신입생 유치전략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영남대도 고시 1차시험에 합격한 재학생에게 2개 학기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주고 최종 합격자에게는 졸업까지 등록금 전액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또 수능성적 종합등급이 1등급이면서 입학성적이 계열상위 5% 이내인 신입생 중 고시원(계림원)에 들어가기를 원하는 학생에게는 입학금을 포함 8개 학기의 등록금 전액 면제와 교재비를 지급하는 등 각종 특전을 제공하고 있다.
영남대는 사법.행정.외무고시 준비생 이외에도 7.9급 공무원시험 등 각종 임용.자격시험 준비생을 위한 국가고시자료실을 운영하며 특강도 마련하고 있다.
경북대 역시 청운재(사법시험).백학재(행정고시).함현재(CPA) 등 고시원을 운영하며 입실 학생들을 위해 고시원마다 연간 2천500만원 상당을 지원하고 있으며, 각종 수험교재를 구입해주고 외부강사 특강도 실시하고 있다.
계명대는 국가고시와 공인회계사 준비실을 마련해 1.2차 합격자에게 등록금을 면제하고 도서비를 지원하고 있다.
대구대는 국가고시 합격자 양성을 위한 인재양성관을 운영하는 한편 경찰간부후보, 세무사, 감정평가사, 7.9급 공무원 준비 특강을 시행하고 있고, 경일대도 고시원을 마련해 합격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각종 고시지원 예산이 만만찮은데도 고시 지원을 확대해 일반 학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영남대 법과대학의 한 교수는 "취업난으로 고시에 매달리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합격자 수가 대학평가의 척도로 인식되는 현실은 이해하나 대학의 고시학원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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