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까르푸 동촌점.월마트 시지점 "매장 고급화로 고객 몰이"

외국계 유통업체들이 우리나라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랑스계 대형 유통업체인 한국까르푸 동촌점은 100억원을 들여 매장을 리모델링해 이달 말 선보일 예정이다.

그간 매출 부진의 원인이 우리나라 소비자의 취향과 다른 매장 구성에 있다고 보고 대대적으로 컨셉을 전환하기로 한 것. 매장 진열대가 높고 통로가 넓은 셀프 방식의 유럽형 구성에서 벗어나 의류 매장을 강화하고 매장의 고급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지하1층 및 지상1층에 60여개의 의류 및 액세서리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스포츠 용품 및 스포츠 의류점도 들일 예정이다.

가전제품, 보석매장 등은 화려하게 재단장하고 바닥재, 조명을 교체해 매장 인테리어를 고급화한다는 계획이다.

독서 및 음악감상이 가능한 도서.음반 코너도 신설했다.

한국까르푸 동촌점은 매장 리모델링을 통해 30~50%의 매출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안건희 점장은 "동선을 짧게 하고 서비스를 고급화하는 등 우리나라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매장을 재구성하고 있다"면서 "프랑스 본사는 아시아에 진출한 까르푸 매장의 컨셉을 전체적으로 재조정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까르푸는 향후 2,3년간 총 1조3천억원을 들여 전국 매장을 리모델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계 유통업체 월마트 시지점은 지난 5월 매장 리모델링을 끝내고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총 25억원을 들여 매장 진열대 높이를 2.2m에서 1.4m로 낮추고 전체적으로 시야를 시원하게 만든 것이 특징. 또 1층에 의류전문 매장과 유아전문 매장을 대거 입점시키고 미용실 등의 고객편의시설도 갖췄다.

장인석 마케팅 팀장은 "매장 리모델링 후 고객 수 7.8%, 매출 5.5% 상승하는 등 고객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유통업계 세계 2위인 까르푸는 1996년 우리나라에 들어왔지만 현재는 E마트, 홈플러스 등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로 손꼽히는 월마트 역시 현지화에 실패해 저조한 매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한 유통전문가는 "대형소매점에서도 백화점 식의 격 높은 서비스를 찾는 등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소비환경이 형성됐다"면서 "유럽.미국식 컨셉을 그대로 적용했던 외국계 유통업체들은 현지화 작업을 진행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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