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하철공사 요금 인상폭.시기 저울질

"올리긴 올려야 하는데 여론이 무서워서…".

참사 8개월 만인 오는 21일 지하철1호선 전 구간의 재개통을 앞두고 있는 대구지하철공사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수송원가에도 못미치고 있는 요금을 내년에 인상할 계획이지만 시민들의 곱지않은 시선 때문에 인상 폭과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지하철공사는 대구시와의 협의 및 대구시 지역경제협의회 공공요금물가분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내년 1월 중 기본요금을 현행 600원에서 800원으로 33%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구 지하철 요금은 지난 97년 개통 당시 450원에서 98년 12월 500원, 2000년 6월 600원으로 인상된 바 있다.

최광춘 대구지하철공사 운수팀장은 "당초 올해 요금을 100원 올릴 예정이었으나 지난 2월 참사로 인상이 연기돼 서울.부산보다 요금이 낮은 실정"이라며 "소방안전대책 재원 확보 등을 위해선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요금을 한꺼번에 200원이나 올릴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가계에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여론의 화살을 맞을 게 불보듯 뻔하고, 지난 2월 참사로 실추된 이미지가 더 나빠질 가능성도 있어 지하철공사의 고민은 커지고만 있다.

또 내년 상.하반기에 100원씩 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여론을 생각하면 이마저도 쉽지않다.

유승경 대구시 교통정책과장은 이에 대해 "요금 인상의 필요성은 절실하지만 서울 등 다른 지자체의 움직임도 고려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도 "인상폭이 최소 100원은 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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