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뷰>이승엽 "ML행 마음 굳혔어요"

"성공을 장담할수는 없지만 독한 마음으로 하겠습니다. 국내에서 투수로 입단, 홈런타자로 성공한 경험을 살려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겠습니다".

17일 경산 삼성라이온즈 볼파크에서 만난 이승엽은 "메이저리그에 가기로 마음을 굳혔다"며 성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신중함을 잃지 않았다.

샤워를 한 후 머리에 젤을 바르느라 약간 늦었다는 사과로 인사를 대신한 그는 시즌 후 각종 행사에 참석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하러 다니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보냈다고 운을 뗐다.

먼저 그는 자신의 메이저리그 진출 관련 일부 언론의 보도가 과장된 면이 많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영입을 제의한 메이저리그 구단은 10개 정도인데 현재 5, 6개 구단과 접촉하고 있습니다. 아메리칸리그 뿐만 아니라 내셔널리그 팀과도 접촉하고 있습니다".

어떤 팀이냐고 묻자 "협상 과정에서 자신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밝힐 수 없고 가고 싶은 구단도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구단 선택은 "출전기회가 많은 팀을 선택할 것"이라며 에이전트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의 걸림돌이 될지도 모를 몸값에 대해서는 유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돈을 먼저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국민들은 (나를) 최고 타자라고 생각하지만 미국에서는 스타로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내에서의 야구는 모두 잊고 신인의 마음으로 떠나겠습니다".

중.장거리 타자로 변신하는 것이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기에 유리하다는 조언에는 "(내가) 치는 스윙은 홈런 스윙이 아니다. 타이밍으로 치는 것이라 배트 스피드가 떨어지지만 타격 자세를 바꿀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와 올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경험이 있다"며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구속이 빠르지만 금방 적응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삼성과 팬들을 떠나게 돼 섭섭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9년 동안 삼성 유니폼을 입으면서 구단과 불편한 관계가 한 번도 없었고 삼성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또 미국 진출과 관련 구단에서 많은 배려를 해 줘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떠날 때가 됐지만 완전히 떠나는 것은 아니다. 꼭 고향에 돌아와 삼성에서 유니폼을 벗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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