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 18일 이틀간 대구오페하우스에서는 이번 축제에 참가한 유일한 민간 단체인 영남오페라단이 창단19주년 기념 공연으로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을 무대에 올렸다.
비극적 낭만 오페라 중의 하나이며, 올해로 작곡된 지 100주년이 돼 세계적으로 많이 공연되는 작품이다.
몰락한 귀족의 딸인 게이샤 쵸쵸상(나비부인)이 15세의 나이에 미국의 해군 장교 핑커톤과 결혼하면서 '나비부인'은 시작된다.
얼마 후 핑커톤은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3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다.
쵸쵸상은 주위사람으로부터 재혼을 권유받지만 단호히 거절한다.
핑커톤은 미국인 부인과 함께 쵸쵸상에게 돌아와 아들을 찾아가려고 하는데, 이에 쵸쵸상은 "명예롭게 살 수 없다면, 명예롭게 죽으라"는 아버지의 유언대로 자결한다.
이 작품은 1900년경 일본 나가사키 항구를 배경으로 한다.
역사의 사실성을 살리기 위해 김귀자 예술 총감독은 지휘자(고다니 세이이치)와 나비부인 역(이와이 리카)을 일본에서 초청했으며, 연출자와 무대 디자이너, 그리고 파비오 안드레오티(핑커톤 역)를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 불러오는 의욕을 보였다.
섬세한 일본식 정원과 화려한 무대 세트는 이 작품의 분위기를 잘 살려주었다.
또한 반주 역시 민간오케스트라임에도 불구하고 지휘자에 의해 훌륭한 사운드를 보였다.
그러나 때때로 과도한 소리로 인하여 대사 전달이나 작품의 균형감을 잃은 장면도 나타났다.
연출은 연출자인 리보 풀리시의 명성에 비해 다소 아쉬움이 남았는데, 전반적으로 너무 단조로워서 극적인 표현이 잘 드러나지 않은 것 같다.
배우들이 전반부에서는 긴장한 모습이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노래와 연기가 제대로 발휘되었다.
나비부인 역의 이와이 리카는 주인공의 나이에 어울리게 조금 더 젊은 소리를 가진 배우였더라면 역에 잘 맞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공연의 백미인 허밍 코러스는 전곡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이끄는 '조용함의 미학'을 잘 표현하였으며, 스츠키 역의 구은서는 조역임에도 불구하고 배역을 제 역할에 맞게 잘 소화했다고 생각한다.
열악한 환경 가운데서도 민간 단체를 이끌어 온 단장 이하 여러 스태프들의 노고에 격려를 보내고 싶다.
임주섭 객원전문기자(영남대 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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