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추가파병 문제를 놓고 정치권의 여론 눈치보기가 극심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통합신당 등은 정부의 추가파병 결정에 대해 19일부터 의원총회 등을 열어 본격적인 당론 결정작업에 착수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여론 동향만 주시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의원들의 성향에 따라 찬.반이 엇갈리는데다 파병반대 여론이 만만찮아 섯불리 당론을 결정했다가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4월 1차 파병 당시 일찌감치 찬성 당론을 냈던 것과는 달리 매우 조심스런 자세다. 최병렬 대표는 19일 "우리 청년과 자식들이 사지로 간다는 전제 아래 정치권이 이 문제에 대해 당론으로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는 것이 옳다"면서도 "우리 입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구체적인 파병계획을 제시하고 통합신당의 당론이 확인된 후 밝히겠다"고 말했다. 1차 파병때 처럼 정부에 앞서 파병을 주장했다가 반대여론의 뭇매를 맞는 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파병 찬성론으로 기울고 있다. 홍사덕 총무는 "미국과 우의를 다지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며 파병지지 입장을 밝혔고 1차 파병때 반대했던 소장파 의원들도 지난 파병때와는 달리 명분이 생긴 만큼 파병에 큰 장애는 없을 것이라며 찬성론으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민주당도 당론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과는 달리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내부 사정 때문이다. 조순형, 최명헌 등 일부 중진 의원들이 국익과 동맹관계를 고려해 파병해야 한다며 찬성론을 제시하고 있으나 상당수 의원들이 반대로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20일 긴급 의총을 열어 의견조율을 시도했으나 역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박상천 대표는 "파병문제는 국가 대사인 만큼 당론을 내야 하며 크로스보팅(자유투표)은 옳지 않다"면서 "다만 당론 결정은 이 자리에서 할 필요가 없고 시간을 두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신당도 여론의 눈치를 살피는데 급급하고 있다. 19일 밤 긴급의총을 열어 당론 조율을 시도했으나 난상토론만 벌인채 결론을 보지 못했다. 정대철, 천용택 의원 등은 파병불가피론을 제기했으나 송영길, 임종석, 김성호 의원은 반대했다. 특히 임종석 의원은 파병안 동의시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며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통합신당은 20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국회 차원의 현지조사단을 파견해 그 결과를 놓고 다시 파병문제를 논의키로 한다는 어정쩡한 방침을 정했다. 국회 차원의 조사단 파견을 추진하고 성사되지 않으면 자체 조사단을 파견해 조사결과를 근거로 파병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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