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정치적 여당인 통합신당이 청와대 인적쇄신과 이라크 파병을 싸고 묘한 긴장관계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시작은 통합신당의 이광재 국정상황실장에 대한 경질 요구였으나 청와대가 이라크 추가 파병을 신당과 아무런 상의 없이 결정하자 신당 일부 의원들이 청와대 수석비서관들 경질까지 공개 요구하고 나서는 등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
김원기 창당주비위원장은 20일 당사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에서 당내의 이같은 기류를 감안, "18일 대통령을 만났을 때 아쉬웠던 점을 얘기했다"며 "앞으로는 중요문제에 대해서는 당과 협의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19일 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이라크 파병에 대한 찬반여론이 맞서 격전장을 방불케 했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신당이 정치적 정신적 여당임을 천명했는데도 이렇게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따르라고 하면 안된다"며 노무현 대통령에게 유감을 표명했다. 김성호 의원은 "청와대가 국정 주요 사안을 신당과 사전에 상의 안하는 잘못된 버릇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청와대 정무라인, 외교안보 라인 등 관련 수석비서관 경질이 필요한 게 아니냐"고 톤을 높였다. 이광재 국정상황실장 한명으로는 안된다는 얘기다.
이 실장 사퇴를 첫 언급했던 천정배 의원도 "원래 우리 요구는 청와대 보좌진의 전면 개편"이라며 "이 실장의 사표 제출이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추가 파병에 항의해 단식농성에 들어간 임종석 의원은 "파병은 왜곡된 국익관과 사대주의적 국가관에 사로잡힌 외교.국방 라인 주도로 이뤄진 불행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파병 찬성 의견도 많았다. 정대철 천용택 의원은 "비전투병 부대의 경비를 위해 방어 부대 성격의 소규모 전투병 파병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남궁석 의원은 "정부의 추가파병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당 입장만 생각하거나 근시안적으로 보지 말고 국가 생존전략과 한미동맹관계를 깊이 숙고하자"고 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장영달 의원과 이해찬 이종걸 의원 등은 "국회조사단 파견 후 대미관계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하자"는 입장을 개진했다. 김부겸 의원은 의총이 끝난뒤 "토론을 통해 의견을 모아가면 가장 합당한 당론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통합신당은 이라크 파병문제를 계기로 청와대의 인적교체와 시스템 전환을 강력 요청할 방침이나 청와대가 이를 수용해 여당 대접을 해줄지는 미지수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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