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에서 생산되는 각종 차들은 자체연구소에서 개발-설계 -제작을 거쳐 마지막 단계로 차량 성능 시험을 거쳐 생산공장에서 생산이 된다.
개발과정에서 수많은 절차를 거치지만 특히 시험단계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차량시험팀을 차 종합병원이라 부르고 팀원들은 의사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량시험1팀의 골수 멤버 손정호(50)과장.
올해 입사 26년을 맞은 그는 현대자동차가 본격적으로 상업화하기 시작한 지난 77년에 입사했다.
6개월 남짓 타 부서에 근무한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시험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난 83년 12월 국내 자동차 수출1호인 포니와 스텔라를 캐나다 등 북미 시장에 수출하기 위해 캐나다에 갔었던 당시의 경험은 그에게 아주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당시 그는 수출에 앞서 북미지역의 각종 요구사항을 시험해 보기 위해 이 승용차를 가지고 캐나다 현지에 갔다.
그곳에서 현지 시험을 시행한 이유는 영하 30~40도에서 현대가 생산한 승용차가 기후적응을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를 최종 판단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품질 수준을 가늠케 하는 시험은 아주 엄격했다.
혹한지역에서 시험된 차의 부속은 기후 적응을 못해 배선 피복이 뚝 끊어지거나 냉각수가 한파를 견디지 못해 어는 등 오일의 점도가 높아져 조청처럼 변해 시동이 안 걸렸고 또 히터의 성능이 나빠 발에 동상이 걸리는 등 팀원 6명이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 고초를 겪었다고 회고했다.
또한 이 지역 기후와 정반대인 낮 온도가 영상 50℃를 웃도는 아프리카나 중동 등 열사(熱沙)지역에 수출되는 차의 성능시험을 위해 시험차를 문을 닫은 채 불볕 아래 2시간 동안 두었다가 시동을 켜고 에어컨을 작동해 가장 단 시간에 시원함을 느끼는 시간을 측정했다는 것.
그는 "차를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를 테스트하는 것과 진배가 없었다"고 말했다.
국내 시험은 지금은 시험장비가 최첨단이고 자체 주행시험장에서 시험이 이뤄지지만 80년 초만해도 차량 시험을 하기 위해 직접 차를 몰고 국도나 고속도로로 나갔다는 것. 당시만 해도 경부고속도로의 통행량이 적어 속도시험시 160㎞ 이상 과속하다가 고속순찰대에 수십차례 적발되기도 했고 경찰관들은 이들을 '고속도로 상의 파일럿'으로 불렀다는 것.
특히 재래식 시험 중 환기성능 시험은 기가 막혔다.
4명이 문을 닫은 상태에서 한 명씩 담배 1대를 완전히 피우고 연기가 꽉 찬 상태에서 출발과 동시에 1명은 측정기를 작동하고 나머지는 연기가 환기구로 빠져나가는 속도를 측정했다는 것. 더욱 가관인 것은 지금은 최첨단 장비로 충돌 테스트를 하지만 그때는 시험차를 직접 몰고 벽에다 들이박았으니 상상만 해도 끔찍할 정도였다.
이런 시험 결과에서 차체의 결함 등을 발견, 설계팀에 넘겨 주고 다시 차를 보완 제작, 시험 등을 거쳐 완성차가 만들어진다.
손 과장은 지난 80년 영국 BSM(British school of motors)에서 고속에서 운전하는 기술, 속도를 내면서 안전하게 운전하는 기술, 위급한 상황 대처 요령 등 카레이서 수준의 고난이도 운전 기술을 터득했다.
외국 영화에서나 볼 정도의 어려운 기술인데 고속주행하다 360도 회전, 540도 회전, 두 바퀴 주행 등 국내 몇 안되는 프로 드라이버에 그가 포함된다.
그는 지난 95년 회사내에 Auto Sports Club라는 서클을 만들어 60여명의 회원들에게 이런 기술 전수 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차도 무상으로 점검해주고 어린이 날 등 회사에서 큰 행사가 열릴 경우 운전 묘기를 선 보이기도 한다.
울산.윤종현기자yjh093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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