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말 듣는 자식이 어디 있나'더니만 애들을 키우다 보면 속 상할 때가 많습니다.
한없이 사랑스럽다가도 짜증이 날 때가 한두번이 아니지요.
저희 집에는 애가 넷 있습니다.
좀 많지요? 그런데 제일 큰 아이가 말을 가장 안 듣습니다.
밤에 일찍 자지도 않지요. 저녁밥 먹고 나서 잘 시간인데도 과자 봉지를 뜯어 작은 애들까지 우루루 몰려들게 합니다.
컴퓨터도 오래 합니다.
눈 버린다고 해도 책은 꼭 엎드려서 봅니다.
양말은 아무데나 벗어두고, 젖은 수건은 제 자리에 걸어두라고 해도 옷, 이불 위에 던져둘 때가 많습니다.
큰 애가 이러니 작은 애들은 더 말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큰 애 나이가 좀 많습니다.
다름아닌 제 남편이걸랑요. (^-^;;) 덩치만 컸지 남편은 애나 다름없을 때가 많습니다.
오죽하면 시어머니께서 "그래도 네 말은 잘 들으니 책임이 크다"며 남편 바가지 긁는 걸 장려하시겠습니까. 술, 담배를 다 하는 아들의 건강이 걱정도 되시겠지요.
하지만 남편은 엄살을 떱니다.
"마누라가 입만 벙긋 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며 제 눈치를 보게 된다나요. "토끼같던 마누라가 여우 수준을 넘어 이젠 호랑이 같다"며 자꾸 잔소리를 들으면 기가 죽는다는 소리도 합니다.
그러면 저는 "나처럼 바가지 안 긁는 마누라 있으면 나와 보라"고 받아칩니다
최근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낮은 한국의 출산율 문제가 기사화됐을 때 한 여성은 신문사 홈페이지에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한국 남자들은 맞벌이를 원하면서도 집에서는 손도 까딱하기 싫어한다.
결혼해 돈 벌면서 남편의 엄마 노릇까지 하기 싫다'
재미있는 건 남편까지 포함해 "애 둘 키운다, 셋 키운다"고 하는 말을 한국 주부들만 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몇 해전 이탈리아 취재를 갔을 때 우리나라와 닮은 점이 많은 이탈리아 남성들도 사정이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제가 만난 이탈리아 여성들은 "이탈리아 남자들은 맘모네(mammone.마마보이)가 많아 결혼 후 아내가 엄마역할까지 맡아야 한다"는 소리를 하나같이 하더군요. 그래서 다른 유럽 여성들 사이에선 "이탈리아 남자와 결혼하면 고생한다"는 말까지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아들입니다.
저야 큰 애 하나 키우는 셈치면 되지만, 미래에 배우자감을 골라야 하는 아들의 경쟁력이 떨어져서야 되겠습니까. 아들은 아버지를 닮는다고 했는데…. "여보, 이 글 보고 뭐 느껴지는 것 없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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