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陜川)인가, 섬천(陝川)인가?'
경남 합천군이 지역명인 '합천'의 한문 표기를 '陝川'이 아닌 '陝川'으로 엉터리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큰 망신을 당하고 있다.
국.지방도에 붙은 도로 표지판은 물론, 측지회사에서 발행한 관내 안내도와 군에서 발간한 관광안내 책자까지도 한문 표기가 틀렸다는 지적인 것.
한문 옥편에는 '합(陜)'자가 '땅이름 합' 또는 '좁을 협'으로 표기돼 있다.
또 '섬(陝)'자는 '고을이름 섬'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곳곳에 표기된 글자가 큰 대자 양옆에 사람 인(人)이 둘 있는 '합(陜)'이 아니라, 들 입(入)이 둘 있는 고을이름 '섬(陝)'자로 글자와 음이 엄연히 다른 글자를 오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은 얼마 전 주민 이모(55.초계면)씨가 "도로 표지판이 엉터리"라고 항의해 오면서 불거졌다.
이씨는 "한문을 아는 사람이나 중국 사람이 볼 때 엄연히 '합천'이 '섬천'으로 읽힌다"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하자, 잘못 표기된 글자를 면도칼로 도려내는 등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취재 결과 행정관청과 군민들도 버젓이 '섬'자로 오기해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지역의 모 국제사회봉사단체 창립 20주년 기념지, 합천군이 발행한 자치법규.훈령집 등 대부분의 주요 인쇄물에도 잘못 혼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합천군이 발행한 '합천안내도(한진측지회사 제작)'를 비롯한 측지도에도 큼지막하게 '섬자'로 표기돼 있으며, 관광안내 책자에는 무려 10여곳에서 혼용 사용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서예가 이수희(59.직암서실)씨는 "한문의 변천과정에서 혼용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본 결과, 분명히 '합(陜)'자와 '섬(陝)'자는 구분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우리도 사실은 잘 몰랐다"며 "부끄럽게도 지명 한문표기가 틀렸다면 지금이라도 행정관청이 군민들에게 널리 홍보하고 기존의 잘못 표기된 인쇄물들은 폐기처분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