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구 중구와 서구를 주택 투기지역 대상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건설교통부의 '지정 유보' 의견을 완전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투기지역 지정을 두고 재경부와 건교부 등 정부 부처간 충분한 논의나 현지 실태조사 없이 탁상공론식 정책결정을 내렸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건설교통부가 20일 한나라당 이해봉 의원에게 제출한 '주택가격 및 투기지역 검토' 내부 자료에 따르면 당초 건교부는 서구와 중구를 투기지역 지정대상에서 제외하는 '유보' 입장을 개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건교부는 이 자료에서 '지정 유보' 사유로 △서구는 재건축이 추진되는 일부 아파트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존 아파트는 보합세며 △중구 역시 상업도심지 역할을 하고 있어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건교부는 자체 실무회의 결과, 대구 수성구와 경기 성남 분당구, 고양 덕양구, 평택시, 하남시, 충남 공주, 경남 양산을 비롯 7개 지역만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최종 건의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열린 부동산가격안정심의회 심의에서 9월 한 달간의 집값 상승률만을 따져 2% 이상으로 집값이 오른 12개 지역을 주택 투기지역으로 지정, 이 과정에서 중.서구가 포함됐다.
최재덕 건교부 차관은 "당시 전국적으로 땅값이 치솟아 7개 지역만을 투기지역으로 정하는 것은 약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아 추가로 대구 중구와 서구, 대전 대덕구와 동구, 경기 안성을 포함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강재섭.백승홍 의원은 "정확한 실태조사와 검증작업을 거쳐 투기지역을 결정한 게 아니라 끼워 맞추기식 결정으로 혼란만 가중시켰다"며 중.서구 지역의 투기지역 해제를 촉구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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